"남한을 찾은 다른 북한이탈 주민들에게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고 싶었습니다" 지난 96년 국내에 입국, 5년만에 사업가로 자리를 잡아 탈북 동포성금으로 매월150만원을 북한이탈주민후원회에 기탁키로해 화제가 된 북한이탈주민 이정국(35)씨는 다른 귀순자들에게 이같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밝혔다. 국내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중 사업 등으로 사회정착에 성공한 사람은 많지만탈북 동포를 돕기 위해 성금을 기탁한 경우는 이 씨가 처음이다. 그는 18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 중앙청사 통일부 홍재형 인도지원국장을 찾아 성금을 전달했다. 북한 청류관 식당의 총지배인을 거쳐 홍콩 무역회사에 나와있다 남한행을 결심한 그는 남한에 입국한지 3년만인 99년 12월 창업자금 1억원을 대출받아 경기도 이천에 북한식당 '청류관'을 열어 대출자금을 조기상환하는 등 자활정착에 성공했다. 그는 이어 올해 2월 경기도 강화군 송해면에 북한식품 제조회사인 '청류종합식품'을 설립해 북한식 김치, 평양냉면, 꿩만두 등을 자체 개발해 유명 호텔.백화점에납품, 월 7억원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다. 13개 체인점과 2개의 직영점을 거느린 청류투자개발회사의 대표이사이기도 한그는 "인맥과 돈이 없어 처음에는 고전을 했지만 백화점을 직접 찾아가 부탁하는 등성심으로 판로를 뚫었다"며 "먹고 살 만큼 돈도 벌었고 그동안 받아온 주변의 도움을 갚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물론 이씨도 다른 탈북자들과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남한사회 적응에 어려움을겪었다. 그는 사업가로 변신하기전 서울에서 노래방 종업원, 주차관리원 등으로 일했지만 생활에 만족을 하지 못하고 방황하기도 했다. 그가 매달 탈북동포들에게 150만원의 성금을 기탁하기로 한 것도 이처럼 남한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던 자신의 과거생활과 최근 영업실적 호조로 사업이 번창했기 때문. 이씨는 앞으로 탈북자는 물론 무의탁 독거노인, 하나원에서 교육중인 후배들에게도 식료품을 제공하고 이 사회에서 소외받는 다양한 사람들을 도우면서 자신이 우리 사회에서 받아온 많은 도움을 갚아나갈 계획이다. 그는 "북한식 남한 음식을 패스트 푸드화해서 세계적인 음식으로 발전시켜 나갈계획"이라며 "내년에는 회사를 정식 상장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고 당찬 포부를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장용훈기자 j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