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난치병의 치료 가능성은 매우 높지만 중요한 것은 이식후 나타나는 면역거부반응을 최소화하는 것 입니다.우리 연구소는 국내서 가장 많은 13종의 배아줄기세포를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이식후 생착률이 기존 방법보다 높아 실용화 가능성이 훨씬 큽니다" 지난달 쥐의 배아줄기세포를 쥐의 뇌에 이식하는데 성공한 정형민 포천중문의대 차병원 세포유전자치료연구소장은 "최근에는 사람의 배아줄기세포를 쥐의 뇌에 이식하고 조직검사를 통해 성공여부를 확인중"이라며 "앞으로 배아줄기세포를 이식하는데 가장 적합한 조건이 어떤 것인지를 밝혀 실제 치료법에 적용하겠다"고 17일 밝혔다. 그는 "배아줄기세포는 모두 같아 보이지만 세분한 종류(亞型)에 따라 다양한 타입이 존재한다"며 "타입이 일치하지 않으면 이식후에 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키므로 가급적 많은 종류의 배아줄기세포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최근 5만개 이상의 줄기세포를 이식하면 암이 되고 일정 수(차후 밝힐 예정)이하의 세포를 이식하면 정상세포로 생착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으며 내년에 이 연구결과를 논문을 통해 발표할 계획이다. 정 소장이 집중하고 있는 치료분야는 뇌신경세포의 이상으로 생기는 파킨슨병과 헌팅톤병이다. 파킨슨병은 도파민분비세포와 도파민을 인체 각 부위로 전달하는 수송세포의 고장으로 생긴다. 헌팅톤병은 신경전달물질인 GABA를 분비하는 세포나 이 세포를 지지하는 튜블린 세포에 이상이 생겼을때 발병한다. 정 소장은 "당뇨병 심장병 등은 워낙 발병요인이 복합적이어서 줄기세포이식만으로 치료할 수 없다"며 "뇌세포질환은 그러나 상대적으로 치료 메카니즘이 단순해 비교적 빨리 정형화된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소개했다. 차병원 세포유전자치료연구소는 올 연말까지 인간배아줄기세포은행을 설립하고 내년 3월이후에는 호주 미국 서울대 연세대 울산대 한양대 등 국내외 연구팀에 줄기세포를 분양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배아줄기세포로 필요한 장기나 조직을 만들기 위해 거푸집에 해당하는 생체친화적 매트릭스를 개발중이다. 또 2백80개 유전자를 담은 DNA칩을 이용해 배아줄기세포의 분화과정에서 나타나는 특정 유전자 및 조절인자의 활성여부에 대해 연구중이다. 특정 유전자를 삽입 또는 제거했을때 나타나는 질병을 손쉽고 정확하게 가려내는 최신 기법도 도입해 연구에 적용하고 있다. 이를 응용,특정 유전자 결핍에 의해 질환이 생긴 실험동물을 개발하면 신약개발도 앞당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 소장은 "현재 진행중인 배아줄기세포 관련 연구가 톱니바퀴처럼 맞아떨어지면 5년이내에 줄기세포이식 또는 인공장기이식을 통해 질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