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의 대화단절 선언에 이어 13일 F-16 전투기와 아파치헬기를 동원,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경찰본부, 아라파트 경호대 등에 이틀째 공격을 계속했다. 이날 공격은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흐, 예닌에 대한 헬기 공습과 동시에 이뤄졌다. 이스라엘 군은 `팔레스타인의 소리' 라디오방송 송신소 건물을 공격, 수시간동안 전파송출을 중단시켰으며 공습과정에서 팔레스타인 1명, 가자지구 투석전에서 13-15세로 보이는 팔레스타인 어린이 2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 헬기는 아라파트 본부건물에서 채 100m도 떨어지지 않은 라말라중심부의 팔레스타인 경찰서에 미사일 5개를 발사했으나 사상자는 없었으며 가자지구 네트자림 유대인 정착촌근처에서는 이스라엘병사가 쏜 총에 팔레스타인 민병대 1명이 맞아 숨졌다. 팔레스타인 관계자들은 앞서 이스라엘의 공습당시 군 정보장교가 피격됐다고 밝혔으며 다른 목격자들은 이스라엘 미사일이 이슬람 과격단체 '하마스' 고위 관계자마흐무드 엘-자헤르 집 건너편에 위치한 이슬람사원에 떨어졌다고 전했다. 당시 사원안에는 하마스의 정신적 지도자 세이크 아흐메드 야신과 다른 고위 지도자들이 있었으나 야신 등은 피해를 입지 않고 현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나빌 아부 르덴네흐 아라파트 수반 대변인은 이번 공격에 대해 "공식전인 선전포고"라고 규정했으며 아베드 라보 팔레스타인 정보장관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 본부를 봉쇄키로 한 아라파트의 약속이행을 불가능하게 하고있다며 "우리는 약속한 모든 것을 이행했는데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앞서 이스라엘 각의가 아라파트와 대화중단을 선언한 데 이어 계속된 이-팔레스타인 충돌로 앤터니 지니 특사 등이 펼치고 있는 미국의 중동평화 중재노력이 어떤방식으로 전개될 지 불확실해지는 상황을 맞았다. 지니 특사가 중동에 도착한 지난 11월26일이후 팔레스타인은 무장공격 19명과자살폭탄테러범 10명을 포함, 모두 53명의 사망자를 냈으며 이스라엘에서는 44명이희생됐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이날 워싱턴 국무부 기자회견에서 양측의 충돌에도 불구, 중동분쟁 중재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하고 아라파트가 테러조직을 분쇄할 책임을 지고 있는데 "상황이 개선되기는 커녕 악화되고 있다. 그렇다고 희망을 포기할수는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니 특사가 아리엘 샤론 총리와 접촉하고 있다고 밝히고 그의 평화 중재 임무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아라파트 수반을 여전히 팔레스타인인들을 대표하는 합법적인당국자로 인정하고 있다고 말하고 "그와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백악관 역시 애리 플라이셔 대변인 성명을 통해 아라파트에 대해 팔레스타인 수반으로서 이스라엘 공격에 책임이 있는 인사들을 색출, 처벌하고 중동평화를 해치는반이스라엘 폭력중단 등 믿을 만한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영국 외무부도 아라파트는 중동평화노력에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하고 "양측은 가능한 한 (조속한) 평화회담 복구가 필수"라고 말했다. 이밖에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안보담당은 베를린에서 발행되는 일간지타게스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중동 평화협상전망에 "매우 비관적"이라고 말하면서도EU는 협상주체들을 테이블에 앉도록 하는 역할을 계속할 것으로 여전히 믿고 있다고밝혔다. (가자시티.예루살렘.워싱턴.런던 AP. AFP=연합뉴스) y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