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운영협, '행동규범' 제정 시행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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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외환시장에 윤리규범, 거래원칙 및 절차 등의 행동규범이 제정됐다. 이에 따라 외환시장의 발전에 하나의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외환시장운영협의회는 13일 회의를 소집, '서울외환시장 행동규범'을 제정·시행키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행동규범의 제정을 통해 시장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시장 거래질서를 확립하는 한편, 외환거래와 관련한 사고 예방과 분쟁의 원만한 해결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는 각 금융회사별로 자체 윤리규범을 마련·시행했으나 통일된 규범은 없었다. 뉴욕, 런던 등 주요 외환시장은 이같은 규범을 제정해 자율규제의 원칙으로 삼고 있으며 세계딜러협회(ACI)는 행동규범의 표준모델을 지난해 5월 제시한 바 있다.
◆ 일반적인 규범 = 이번에 제정된 규범안에 따르면 외국환은행은 거래와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리스크를 고객에게 공개토록 했다. 이를 위해 외국환은행은 업무분장과 기능의 분산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거래리스크를 신중하게 관리하는 원칙을 마련해야 한다.
또 거래담당자의 역할과 책임과 관련, 거래시 문제가 발생하거나 회사 영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사태가 발생하면 지체없이 관리자나 감독자에게 보고토록 하고 딜러와 브로커는 거래체결 전에 개별거래와 관련한 중요사항을 고객에게 미리 알려주도록 했다. 다만 다른 회사의 거래활동에 관한 비밀정보는 공개하지 않도록 했다.
외국환은행과 중개회사 관리자는 딜러나 브로커의 전직과 관련, 다른 회사로부터 전직대상자에 대한 인적 정보 요청이 있을 경우 이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전자통신망, 자동거래시스템 등을 이용하는 거래당사자는 반드시 자신의 패스워드를 사용하고 철저히 관리하며 외국환은행은 전자거래시스템을 내부통제시스템과 통합운영해 신용 및 여타 리스트한도 초과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을 규정했다.
◆ 윤리에 관한 규범 = 규범안은 딜러가 업무수행과정에서 취득과 고객과 거래상대방에 대한 정보 등 관련사항을 비밀로 유지하고 관리자는 거래담당자가 비밀정보를 사적으로 이용해 회사 신용에 나쁜 영향을 주는 행위를 용인해서는 안된다고 정했다.
또 브로커는 거래 체결전에 거래당사자나 상대방 이름을 누설해선 안되며 딜러와 브로커는 어떤 경우에도 허위정보를 유포할 수 없다.
딜러는 개인계좌를 이용해 담당업무와 관련된 거래를 해서는 안되며 업무와 관련해 딜러는 다른 딜러나 브로커로부터 금전적 대가를 받을 수 없도록 했다.
사기 등 범죄 행위 발생의 방지를 위해 △녹음되지 않는 전화를 통한 거래 △결제지시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경우 △자금수취인이 제3자인 경우 △거래체결후 거래내용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 등에 대해 지체없이 관리자에게 보고토록 했다.
아울러 의심스런 거래를 발견하면 내부감사 담당자나 자금세착 관련 업무 담당자에게 즉시보고하고 참가자간의 도박, 내기 등 사행행위를 금지했다.
◆ 거래원칙에 관한 규범 = 외국환은행과 중개회사 관리자는 중개서비스와 관련된 거래 조건을 미리 정하고 관리자는 소속 딜러의 브로커 이용현황을 주기적으로 점검, 특정 브로커에 부당하게 집중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도록 했다.
또 브로커는 거래당사자간 거래 체결의 확실한 의사를 표시했다고 확신하기 전에는 상대방 이름을 누설해선 안되고 거래당사자와 브로커는 제3자에 대해 세부 거래내역을 항시 비밀로 유지토록 했다. 다만 딜러는 거래를 기피하고 싶은 상대방이 있으면 이를 브로커에게 미리 알리도록했다.
오주문이 발생할 경우 관련 내용을 반드시 보도하도록 하고 중개회사 관리자와 협의해 이를 해결하도록 하고 중개회사는 외국환은행이 요청할 경우 협의 결과를 문서로 작성해 관련 외국환은행에 통보해야 한다.
아울러 시장가격이 아닌 가격으로 체결되는 거래는 원칙적으로 지양토록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서울 외환시장이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거래규범을 갖추게 돼 앞으로 서울시장이 국제 외환시장으로 발돋움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특히 외국환은행과 중개회사 대표들이 수차례 토의를 거쳐 참여자의 윤리규범, 거래원칙·절차 등을 자율적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외환시장의 건전한 발전에 하나의 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외환시장운영협의회는 지난 1989년 12월 설립돼 현재 국민은행 등 16개기관이 대표기관으로 참여하면서 외환시장의 주요사항을 정하는 민간자율기구로 운영되고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