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랠리 끝났나"...신중론 '고개' .. 거래량.대금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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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완연한 조정세를 보이고 있다.
11일 종합주가지수는 장 막판 소폭 올랐지만 하락종목(4백4개)이 상승종목(3백70개)보다 많아 내용상으로 약세장이었다.
지수가 조정국면에 들어선 것은 외국인이 매도세로 돌아섰기 때문.낙관론으로 넘쳐났던 월가에 신중론과 거품론이 고개를 들면서 다우 10,000선과 나스닥 2,000선이 무너진 점 등이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최근 상승장의 선도주 역할을 했던 반도체 주가에 대한 거품론이 제기되면서 반도체 D램 현물가격의 오름세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으로 반도체 주가도 조정을 받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도 두달 이상 진행된 랠리가 마무리고 되고 단기 급등에 따라 생겨난 거품(버블)이 꺼지는 조정장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랠리 끝났나=10∼11월 두 달간 쉼없이 오르던 지수가 이달 들어 주춤하고 있다.
지난달 지수는 15일 오르고 7일 떨어졌고 10월에는 14일 상승하고 6일 하락했었다.
그러나 이달 들어서는 각각 4일씩 오르고 떨어졌다.
지수에 선행하는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감소 추세다.
지난 주말 거래량 20일 이동평균선이 지난달 9일 이후 한달여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전날에는 거래량 5일 이동평균선이 20일 이동평균선을 위에서 아래로 돌파하는 데드 크로스가 발생했다.
지수 고점 부근에서 추가 매수세가 없어 거래 증가에 한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거래대금도 3일 연속 감소,이날은 2조8천억원대로 떨어져 지난 11월22일(2조5천억여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동양증권 투자전략팀 박재훈 차장은 "미국 증시의 조정 여파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매도 우위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미국 테러 사태 이후의 랠리는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과 한국 경기가 내년부터 완만한 회복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은 있지만 국내 수출이 늘면서 제조업 경기와 기업실적이 회복되고 개인소득 및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이끌어내기는 힘에 부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외 경기가 회복세를 보여도 최근 주가 상승을 가져왔던 기대감 만큼 빠르고 강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반도체 거품론=최근 며칠 사이 반도체 현물 가격과 주가가 거꾸로 가고 있다.
반도체 가격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주가는 조정을 받고 있다.
이런 현상은 반도체 경기 회복에 대한 불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미국 메릴린치의 반도체 애널리스트 조 오샤는 "반도체 산업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통신용 반도체 제조업체인 텍사스인스트루먼트에 대한 투자등급을 '중립'으로 낮췄고 모건스탠리딘위터의 마크 에델스톤도 최근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시장수익률'로 하향 조정했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정보부장은 "지수가 700선을 돌파했을 때보다 현재의 반도체 가격이 높다"면서 "지나치게 많이 올랐다는 가격논리가 부각되면서 낙관론보다는 신중론이 늘어나 반도체주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한국 시장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외국인이 연말을 앞두고 수익률 관리 측면에서 매매를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전망 및 투자전략=주 매수세력인 외국인이 주춤한 상태에서 당분간 개인 중심의 종목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에서 잇따라 경기회복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증시의 조정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K증권 박용선 투자정보부장은 "미국과 한국 증시는 당분간 조정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외국인과 국내 기관이 적극적인 매매보다는 관망세를 보이면서 개인 중심의 종목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형 테마주와 실적호전 종목,재료 보유주 등에 매기가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