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이 위기에 몰렸다. 내부적으로는 지도력 약화로 하마스등 과격테러단체들에 대한 통제가 불능상태에 빠졌고 외부적으로는 이스라엘측으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 아라파트는 지난주 이스라엘의 테러보복공격을 받고 가까스로 목숨을 구했다. 다급해진 그는 급기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테러행위를 중단시키기 위해 진심으로 노력중"이란 점을 입증할 수 있도록 시간을 좀더 달라고 부탁했다. 이스라엘측에 "보복공격 중단"압력을 넣어달라는 요청이었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아라파트가 사라졌으면"하는 유혹을 갖고 있다.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장악력 부족으로 끊임없이 자살테러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마땅한 후임자가 없기 때문이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총리의 "아라파트 제거"의지가 어느 정도인지도 확실치 않다. 자칫 하마스 지도자등이 권력을 잡을 경우 팔레스타인 사태는 더욱 악화될 수 있다. 과격단체들은 내심 아라파트가 권좌에서 물러나기를 바라고 있다. 분명한 것은 아라파트는 오사마 빈 라덴과 다르다는 점이다. 빈 라덴없는 세계가 더 좋아질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지만 아라파트없는 세계가 좋아질지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