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용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공적자금 집행 부실 문제로 사표를 제출함에 따라 정부는 후임 사장 선임을 포함, 공적자금 유관기관에 대한 광범위한 인사를 단행할 방침이다. 특히 공적자금의 운용과 집행에 대한 문책론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정부 부처와 산하 금융관련 기관장에 메가톤급 인사 후폭풍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5일 "이 사장의 사표는 조만간 공식 수리될 것이며 후임 후보자 인선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공적자금이 앞으로도 추가 지원될 예정인데다 앞서 집행된 1백50조원 이상의 투입자금 회수 극대화를 위해 정부는 중량감있는 적임자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후임 예보사장에는 이정재.엄낙용 재경부 전차관, 연원영 금감원 감사 등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고 박봉수 국회 재경위 수석전문위원 등이 후보군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한 관계자는 "예보사장은 지금까지 재경부 1급출신 인사가 맡았으나 최근 차관급으로 격상키로 한바 있다"며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공적자금에 대한 국민들의 차가운 시선을 의식, 연구기관과 대학 등지에서 중립적인 전문가를 발탁하는 방안도 함께 모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종 결정은 12일 김대중 대통령의 귀국직후에 내려질 전망이다. 또다른 정부 관계자는 "감사원이 반년이상 진행해온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한 시점,김 대통령의 연말 인사구상, 이 사장의 사표제출이 5일 동안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점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보면 '큰 그림'이 유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한동안 논의가 유보돼온 경제팀(장관) 교체론도 급속도로 전면에 부각될 수 있다. 한편 정재룡 자산관리공사 사장이 이달말 임기만료로 물러날 예정이며 금융감독원에도 강병호 부원장이 연말에 임기를 끝마치게 돼 장.차관급이 아니더라도 경제부처와 산하 기관장급 요직에는 인사를 해야할 요인이 쌓여 있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