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가 준설토를 처리하기 위해 인천 앞바다 97만여평의 갯벌 매립을 추진, 정부가 자연환경을 앞장서 훼손하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4일 해양부에 따르면 건설 예정인 인천 북항의 항로 준설에서 나오는 흙을 처리하기 위해 공항고속도로 영종대교 중간 남쪽과 영종도 동북쪽 사이 운겸도 주변 갯벌 315만㎡(97만2천여평)에 4천316m의 호안 축조공사를 2004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이곳에 항로 바닥을 파낸 뻘 1천800여만㎥(트럭 180만여대분)를 2011년까지 매립, 일부에 생태공원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해양부는 운겸도 주변이 북항과 가까워 준설토 처리비용이 적게 들고, 공항고속도 건설로 인해 바닷물의 흐름이 바뀌면서 일부가 육지화되고 있다는 판단에서 준설토 투기장으로 조성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곳은 빨간색의 염생식물인 칠면초가 자라고 조개가 서식하는 등 갯벌보존 상태가 양호할 뿐만 아니라 저어새나 노랑부리 백로 등 희귀조류가 서식하거나이동하는 경로로 절대적으로 보존되어야 할 갯벌이다. 특히 인천시가 올해 초 인하대 해양과학기술연구소에 의뢰해 이 지역에 대한 생태환경을 조사한 결과, 현재 염생식물이 대단위 군락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지난 8월 해양부에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요구한 지역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갯벌을 파괴한다는 비난과 함께 환경 단체의 반대도 클 것으로 보인다. 시(市) 관계자도 "이곳은 전형적인 습지생태지역이고 시간이 갈수록 칠면초가자라는 속도가 빨라 세계적 습지관광지역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매립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해양부 관계자는 "북항 항로 준설에서 나오는 뻘을 가까운 곳에 처리할 수 밖에없어 운겸도 주변을 매립하기로 했다"면서 "그러나 자연 생태계 보존차원에서 생태공원을 조성하고 철새 이동시기에는 가급적 공사를 자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인천북항 개발사업에 민자를 유치해 2004년까지 11개 선석, 2011년까지 선석 7개를 각각 추가로 건설하고, 항로 준설과 준설토 투기장 조성은 국고로충당할 예정이다. (인천=연합뉴스) 김창선기자 chang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