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러참사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과 그의 테러조직인 알 카에다의 활동자금을 지원한 실체는 지난 1991년파산한 `뱅크 오브 크레디트 코머스 인터내셔널(BCCI)'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3일 보도했다. 마약 및 범죄 자금의 세탁으로 악명높았던 BCCI는 지난 91년 파산한 이후에도당시 인맥과 조직이 남아 국제적인 자금조달과 돈세탁 체제를 가동해 왔으며, 이번미국 연쇄테러 참사에도 빈 라덴을 지원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마이니치는 프랑스 하원 전문위원회가 작성한 490쪽 분량의 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테러사건 발생으로부터 1개월 후인 10월 10일자로 돈세탁과 `오염된 돈'이라는 항목이 있었으며 이 가운데 `라덴의 경제환경'이라는 제목의 부속문서가 첨부돼 있었다고 밝혔다. 부속문서에는 "빈 라덴의 자금망은 BCCI에 의해 부정하게 만들어진 네트워크를통해 부정자금을 만들어 왔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91년 금융당국에 의해 업무정지 명령을 받았던 후에도 BCCI가 영향력을 행사했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 상원에서도 지난 9월 26일 민주당 존 케리 의원이 "빈 라덴은 BCCI에 복수의계좌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재무부측도 "빈 라덴은 옛 소련과의 싸움이 끝난후 (자신의 조직을) 테러조직으로 탈바꿈하면서 자금조달 체제를 온존시켰다"고 지적했다고 마이니치는 보도했다. 또 미 의회는 물론 미국, 영국의 정보당국은 지난 80년대 후반부터 알 카에다자금지원 실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로 하리드 빈마후즈(72)를 지목하고 있다. 하리드는 BCCI의 대주주로 강력한 힘을 갖고 있으며, 최근까지 중동최대의 상업은행은 내셔널은행(NCB)의 오너를 지냈다. 한편 BCCI는 파키스탄 출신인 아베디가 `제3세계를 구하는 은행'이라는 기치를내걸고 세계 70개국에 지점을 두는 등 사업을 키워갔으나, 80년대 중반 자금운용 실패로 쇠락하기 시작했다. BCCI는 필리핀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 파나마의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 장군이 부정축재를 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했으며, 테러리스트들의 자금세탁은물론 파키스탄의 핵개발 자금을 융통해 줬다는 의혹을 샀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