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내 반(反) 탈레반 진영이 탈레반의 최후거점 칸다하르에 대한 압박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군은 오사마 빈 라덴의은신처로 추정되는 동부 토라보라에 대한 공격방안을 협의하는 등 아프간 전쟁이 마지막 결전으로 치닫고 있다. 독일 본에서 열리고 있는 아프간 정파회의에서는 북부동맹이 다국적 평화유지군파견에 대한 종전의 반대입장을 철회해 정파간 합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유력한파슈툰족 지도자가 북부동맹측과 언쟁을 벌이다 퇴장, 뜻하지 않은 걸림돌이 나타나고 있다. ◇빈 라덴 색출작전=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은 29일 ABC방송과의 회견에서 최근의공세로 빈 라덴이 안전하다고 느낄만한 아프간 지역을 상당부분 축소시켰다면서 그가 아프간 동부 토라보라 인근 동굴에 숨어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미군은 빈 라덴과 알-카에다 조직 수뇌부를 색출하기 위해 잘랄라바드남서쪽 56㎞ 지점의 토라보라 지역 동굴에 대한 공격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영국의데일리 텔레그래프지가 보도했다. 미 국방부의 한 관리는 탈레반 정보부장인 카리 아흐마둘라가 북부동맹에 투항했다고 전했다. 미군은 탈레반 정보부장의 투항이 빈 라덴의 은신처를 찾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아흐마둘라 정보부장은 아직 미군의 수중에 넘겨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칸다하르에서 반군측과 투항협상을 하고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칸다하르 진격= 북부동맹의 비스밀라흐 칸 국방차관은 30일 북부동맹이 미군및 파슈툰족 반군 병력과 합세해 칸다하르 부근에서 탈레반 군을 상대로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다면서 1주일 또는 그보다 빨리 칸다하르를 함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말했다. NBC방송은 미군내 정보 소식통을 인용, 탈레반 최고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가탈레반 군의 통제권을 완전히 상실했으며, 탈레반 병사들이 자신을 살해할 것을 우려해 파슈툰족 반군측과 투항협상을 시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방부는 아프간내 미군 병력 규모가 1천100명을 넘어섰다고 확인했다. 미 해병제15원정대 소속 병력 1천명은 칸다하르 외곽에 진지를 구축하고 결전 태세를 갖추고 있다. 제10산악사단 병력 100여명은 최근 탈레반 포로들의 유혈폭동이 발생한 마자르-이-샤리프 인근의 공군기지 2곳에 배치돼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반 탈레반 파슈툰족으로 구성된 반군병력은 칸다하르 공항 3㎞ 지점까지 진격했다고 북부동맹의 칸 국방차관이 전했다. 존 스터플빔 미 합참 작전차장은 반 탈레반병력이 칸다하르에 진입했다고 확인했지만 시 중심부로 진격했는 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미군은 또 인접국인 키르기스스탄 공군기지에 전투기 24대로 편성된 1개 전투편대를 파견할 계획이라고 BBC방송이 보도했다. ◇아프간 정파회의= 본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과 아프간 4개 정파간 회의에서는29일 과도정부 구성에 관한 광범위한 의견접근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관계자들은 지난 27일 첫 회의이후 네차례 회동에서 각 정파들이 15-25명으로 구성된집행위원회를 구성하고 200명으로 준입법기관인 임시 최고위원회를 만들자는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집행위와 준입법기관의 정파별 구성비를 둘러싸고는 여전히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북부동맹 대표단의 서열 2위 자리를 맡고 있던 파슈툰족 지도자 하지 압둘 카디르 낭가라르주 지사가 29일 북부동맹측 파트너들과 심한 언쟁을 벌인뒤곧바로 회의장을 뛰쳐나가 우려를 낳고 있다. 유엔 관계자들은 카디르 지사의 퇴장에 심각한 유감과 우려를 표시하면서도 회의진척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 (워싱턴.카불 A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