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발렌타인스가 생산하는 위스키 "임페리얼"이 변신을 했다.

고급위스키의 고민거리였던 불법위조를 방지해주는 위조방지용 캡을 국내 최초로 채용한 것.50만달러라는 적지 않은 돈을 들여 이 장치를 생산할수 있는 장비를 들여온 진로발렌타인스는 제품의 궁극적인 목표가 "고객에게 신뢰,안전,행복을 주는 마케팅의 결실"이라고 강조한다.

진로발렌타인스는 지난 2000년 2월 영국 얼라이드 도멕이 진로의 위스키 사업부문의 지분 70%를 인수하며 합작법인(자본금 1천9백15억원)으로 전환해 출범했다.

지난 95년 국내 프리미엄위스키 시대의 막을 열었던 임페리얼을 중심으로 "발렌타인" 등 유명 브랜드 제품을 수입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97년 IMF외환위기 이후 봇물처럼 쏟아져 들어온 외국기업들 가운데 국내에 비교적 성공한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임페리얼 매출이 전년대비 23%,발렌타인의 판매가 2배 가까이 성장한 사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이 회사의 위스키 판매량은 얼라이드 도멕의 아 태시장 전체 판매량의 3분의 1에 이를 정도다.

이같은 진로발렌타인스의 성공은 지난해 8월 취임한 데이비스 루카스 사장의 경영전략 덕분에 가능했다.

그의 전략은 흔히 지난 70,80년대 경제개발시대의 한국을 대변하는 단어인 "Quick".그러나 루카스 사장은 이 단어를 자기식으로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

Q(Quality)는 얼라이드 도멕에서 생산하는 위스키의 부드러운 맛은 업계 최고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U(Uniqueness)는 브랜드의 독특함이다.

다른 제품과 차별화할 수 있는 부문을 최대한 차별화시켜 고유한 전통을 재창조해 나간다는 의미다.

I(Integrity)는 신뢰할 수 있는 정직함을 말한다.

기업의 정직함이야말로 소비자 신뢰의 뿌리가 된다는 설명이다.

이번에 채용한 위조방지장치도 이 회사가 추구하고 있는 독특함과 정직함에서 나온 산물이다.

C(Constancy)는 일관성을 의미한다.

한국사회의 잘못된 관행인 "빨리,빨리"를 버리고 꾸준하고 완벽한 관리로 제품의 품질과 독특함을 유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마지막으로 루카스 사장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K(Koreanizing)이다.

영국을 비롯한 서구와는 차이가 있는 한국의 음주문화,나아가 한국문화 전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에 걸맞는 마케팅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진로발렌타인스가 매달 마지막 금요일 이천 공장에서 전 직원을 모아 열고 있는 "막걸리 파티"가 좋은 예다.

위스키 회사와 막걸리는 언뜻 보면 잘 안어울린다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한국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좋은 밑거름이 된다는 것이다.

또 한국 술의 대명사인 진로의 막강한 브랜드 파워와 유통망을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는 것도 한국화 전략의 또 다른 핵심이다.

진로발렌타인스는 루카스 사장의 QUICK정신을 영업,마케팅 등 회사운영 전반에 접목시켜 국내 위스키시장을 급속하게 잠식하고 있다.

씨그램코리아,하이스코트 등과 3분하고 있는 국내 위스키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은 36%선으로 씨그램코리아와 박빙의 수위 싸움을 펼치고 있다.

또한 연말까지 시장점유율 40%,매출 4천억원을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