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지수가 외국인의 대규모 현선물 동반 매수로 670선을 돌파하며 14개월여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정체되거나 줄어들지 않겠느냐고 봤던 외국인 매수세는 제1차 선행주자들이 삼성전자 등 지수관련 대형주를 사들인 뒤 제2차 후발주들이 가세하며 금융주를 중심으로 매수규모를 확산시키고 있어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에 따라 종합지수 기울기도 최초 20∼30도 수준에서 45도를 넘더니 4% 이상 폭등하면서 거의 50∼60도 수준까지 각도가 가팔라지며 수직에 다다를 지경으로 아찔하다. 현선물시장에 연중최고는 물론 사상최고의 기록들을 양산하며 아스라한 고도의 외줄타기처럼 투자심리의 긴장감을 게걸러울 정도로 탐닉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외국인 주식매수로 달러/원 환율도 내리막길에 들어서며 지난 3월의 1,260원대로 급격히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S&P가 일본의 신용등급을 하향한 데에 따라 달러/엔이 124엔대로 급등한 데 반해 달러/원은 급락, 두 통화간 괴리도가 커지면서 외환당국을 분주한 긴장으로 몰아가고 있다. 시장분석가들은 폭등양상까지 치닫는 종합지수를 보며 이격도나 상대강도지수 등을 감안해 과열징후를 포착하고는 있지만 마땅히 이를 분석해 낼 기술적 지표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인 대규모 매수요인에 대해 △ 미국 경기의 회복 기대감 △ 국내 경기의 바닥권 진입 및 아시아권 대비 상대적 견실함 △ 국가신용등급의 상향 등이 지적되고 있다. 또 △ MSCI지수의 재편성 이후 편입비율 제고 △ 지수상승에 따른 주식시장의 자금 유입 △ 채권상품에서 주식상품으로의 자금 전이 △ 기관의 낮은 주식편입비율을 감안한 매수 위주의 운용전략 등도 해석상 거론되고 있다. 현상황에서 하루 3,000억원씩이나 살 정도까지 한국시장이 매력적이냐를 완전히 그리고 구체적으로 대답할 수는 없는 듯하다. 그럼에도 외국인의 매수가능 여력이나 매수의지가 충분하고 강력하다는 점에 대한 반론의 힘이 크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외국인에 의해 시작한 주가 급등이 외국인에 의해 어떻게 변모되는지를 주시하고 시장에 대응하는 것이 현실적인 수준에서 가장 적합하고 또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의 유욱재 수석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가 경기바닥론에 MSCI지수편입 제고 등까지 가세되며 이어지고 있다"며 "지수목표대나 매물벽 분석을 넘어 외국인 매수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이냐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의 전균 과장은 "종합지수 연중 최고와 더불어 선물과 옵션에서도 과도한 느낌이 들 정도로 외국인이 끌고가고 있다"며 "가격보다는 매매영역 내 싸움이 중요하며 지수안정성 역시 외국인의 매매패턴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국인 매수가 좀더 이어지고 지수급등이 좀더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너무나 가파른 상승에 지수가 안정성을 가져갈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이정호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후발매수세가 대거 유입되고 있어 지수상승세는 좀더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지수가 너무 올랐고 삼성전자 등 대표주가 거의 찬 이후 금융주 매수 이후 시장의 질이 떨어져 지수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의 이영원 연구위원은 "외국인 매수는 미국과 한국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등 펀더멘털의 상대적 안정성을 보고 다른 국가보다 우선순위를 둔 것으로 이해된다"며 "그러나 월말 산업생산과 다음달 초 수출악화 등을 확인하면서 접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키움닷컴 금융공학팀의 정선호 과장은 "외국인이 풀었다 죄었다 매수강도를 조율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증권주 등 대중주도 분출, 갈 데까지 가는 수밖에 없다"며 "상한은 미리 설정하지 않되 추격매수는 보수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할 듯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