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만은 성공에 이르는 첫 걸음이다(?)" 「상식과 법칙은 엿이나 먹으라고 해라」(시대의 창刊.원제 No Rules!)는 도발적인 제목만큼이나 도발적인 충고로 가득찬 책이다. 미국의 마케팅 컨설턴트 겸 TV 홈쇼핑 프로듀서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능력'을 인정받아 비즈니스 강사로도 활동중인 댄 S. 케네디가 쓴 이 책은 흔히 알려진 '성공법칙'들에 대한 '딴죽 걸기'로 일관한다. 저자는 겸손, 긍정적 사고, 천부적 재능, 창의성, 예의 등 평범한 성공학 저서들이 성공을 위한 덕목으로 소개하는 요소들을 모조리 '사기'라고 규정한다. 예컨대 저자는 '자화자찬하지 말라'는 '상식'은 치열한 경쟁의 비즈니스 세계에서 방해가 된다고 말한다. 대신 적극적으로 자신을 세일즈하는 '거만함'이 필요하다는 것.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만한 사람과 비즈니스를 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모두가 적이 된다고 해도 자신은 올바르다고 믿으며 모두가 무시하더라도 자신의 생각에는 의미가 있다고 믿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충고다. 저자는 '긍정적인 사고를 가져라'라는 성공학 서적들의 조언도 뒤집는다. 오히려 '무리하게 긍정적으로 사고하거나 의욕을 고취시키면 냉소주의와 좌절에 빠질 뿐'이라는 것. 저자는 그 이유를 '나는 구제불능의 음치'라는 자기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무리 열심히 노래 연습을 해봐야 정작 무대에 오르면 마음 속 깊은 곳에 뿌리내린 자기 이미지가 이끄는 결과밖에는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 '오늘의 목표는 100만달러'라고 외치며 거리로 뛰어나간 보험 세일즈맨이 저녁 무렵 축 처진 어깨로 돌아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것. 저자는 따라서 단단한 자기 이미지의 토대를 만들고 면밀한 목표를 세운 뒤 현실적인 계획과 노하우를 지닐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요즘 흔히 거론되는 '창의성'에 대해서도 저자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창의적이지 않은 노력을 착실하게 하지 않으면 아무 가치도 없다'며 '흉내낼 수 있는 것은 낱낱이 흉내내자'고 제안한다. 저자는 맺음말에서 한 랍비가 죽음을 앞두고 인생의 의미를 묻는 제자들에게 '인생은 강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가 막내 제자가 그 말의 의미를 집요하게 재차 묻자 '알겠다. 그럼, 인생은 강물 같은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를 인용한다. 저자는 만약 랍비가 막내 제자의 시시한 질문에 대답하지 않은 채 숨을 거두었다면 '인생은 강물 같은 것'이라는 말을 풀이하기 위해 수많은 책이 쓰여졌을 것이라며 "영원한 상식이나 법칙, 정석따위는 없다. 당신 자신의 방식으로 성공하라"는 마지막 충고를 건네고 있다. 문화평론가 김지룡과 주간 '이코노미스트' 금융.재테크 전문기자 이상건이 공역했다. 236쪽. 8천900원.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