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길에 나서보자.겨울의 문턱을 넘어선 바람결이 뜻밖에도 신선하다. 떨어져 쌓인 낙엽은 지나온 길을 차분히 되돌아 보게 한다. 눈이라도 펑펑 내려준다면 금상첨화.설화속의 산책은 도심에서는 맛볼수 없는 벅찬 희열을 안겨준다. 한국등산문화중앙회(02-2274-7710,www.kmla.co.kr)가 추천하는 겨울산행명소를 소개한다. 태백산(1,566.7m) 강원 태백과 경북 봉화의 경계에 서 있는 산.가파르거나 험하지 않아 산행 초보자들도 즐겨찾는 명산이다. 유일사입구 매표소에서 천제단을 거쳐 문수봉으로 하산해도 4시간이면 충분해 가족산행코스로 제격이다. 등산로 곳곳의 굵은 주목이 눈길을 끈다. 눈이 내리면 등산로 전체가 눈꽃터널을 이루어 겨울산행의 맛을 돋운다. 천제단 못미쳐에 눈을 이고 서 있는 주목의 모습이 태백산을 대표하는 풍경.매년 1월중순에서 하순 사이 눈꽃축제가 열린다. 송년 해맞이산행지로도 으뜸이다. 당골의 석탄박물관도 들려볼만 하다. 태백산도립공원관리사무소(033)553-5647 방태산(1,435m) 설악산의 암반지대와 비슷한 골짜기 사방으로 긴 능선을 뻗어내린 육산이다. 아침가리골,대골,골안골동 골짜기 풍경이 뛰어나다. 근처에 많은 약수터가 자리잡고 있으며 전국 제일로 꼽히는 방태산자연휴양림이 자리잡고 있어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폭포,저폭포,대형 암반,소 등은 설악산 가야동계곡과 견줄만하다는 평이다. 휴양림으로 들어가는 다리에서 왼쪽길로 접어들면 방동약수가 있다. 탄산성분이 강하며,철 망간 등을 함유하고 있어 위장병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휴양림에서 출발해 산행을 하면 5시간 정도 걸린다. 방태산자연휴양림(033)463-8599 치악산(1,435m) 주봉인 비로봉에서 남대봉까지 남북으로 뻗은 평탄한 능선이 14km에 달한다. 능선을 경계로 동쪽은 산세가 완만하고,서쪽인 원주쪽은 경사가 급하다. 구룡사에서 비로봉코스를 많이 찾지만 사다리병창이라 부르는 능선은 전문산악인들도 힘에 겨워할 정도로 험하다. 산불방지기간에는 이 구룡사코스만 개방한다. 국내에서 몇곳 되지 않는 황장목군락지대가 있다. 기온이 떨어지고 눈이 오면 피어나는 눈꽃과 상고대로 절경을 이룬다. 산행시간은 5시간.치악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033)732-5231 주행봉(874m) 영동군 황간면과 상주군 모서면에 위치해 있다. 추풍령을 지나 영동에 들어서면 산 전체가 티없이 맑고 밝다는 뜻의 백화산이 눈에 들어온다. 주행봉은 이 백화산 남쪽 영동쪽에 버티고 있는 봉우리다. 주행봉은 황간에서 보면 물위를 떠가는 배의 모습과 비슷하다. 이물과 고물이 확실히 드러나 있고 배 가운데의 돛자리도 분명하게 구분할수 있다. 산주름이 거의 없으며 팍팍한 북서면이 특히 장관이다. 산행길의 바위 하나하나 넘는 재미가 쏠쏠하다. 비탈부분은 대개 너덜바위로 되어 있어 멋지게 보인다. 신라의 고찰 반야사입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5시간정도 걸린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