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설원이 스키 마니아들을 유혹하고 있다. 유난히도 눈이 많았던 지난 겨울의 추억을 잊지 못한 스키어들은 잇따라 전해오는 슬로프 개장 소식에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을 눈밭으로 실어보내고 있다. 올겨울 스키어들은 플레이트의 모양과 기능이 다양화됨에 따라 개인의 필요와 취향에 맞는 특색있는 스키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스노보드 역시 스키장마다 전용시설이 늘어나 동호인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출시되는 플레이트는 이미 "카빙스키"라는 별칭이 무색해질 정도로 거의 모든 제품에 카빙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이 때문에 초보자들은 한층 쉽게 스키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됐고 스키대중화 역시 속도를 더하고 있다. 또 지금까지 너나 할 것 없이 선호했던 화려한 "경기용" 대신,자신에 맞는 "눈높이 장비"를 선택하는 등 스키시장 판도도 변하고 있다. "이지 카빙이냐 뉴스쿨이냐" 올 겨울 스키장에는 이 두가지 스키패턴이 팽팽히 맞설 전망이다. 누구나 쉽게 배워 즐길 수 있는 카빙스키가 주류를 이루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고도의 기술을 요하고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뉴스쿨계열의 스키가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카빙스키의 가장 큰 장점은 회전이 용이하다는 것과 배우기 쉽도록 고안됐다는 점. 스키가 대중 스포츠로 자리잡은 만큼 누구나 어려움없이 탈 수 있는 이런 스키가 많은 사람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이러한 경향에 맞춰 스키스쿨의 교육지침도 스키의 기본부터 고급기술까지를 단계별로 가르치는 정통교습에서 수일내에 중급자코스에서 자신있게 내려오는 법을 지도하는 "레저용"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 시즌부터 국내에 도입되기 시작한 뉴스쿨스키는 기존의 스노보드로나 가능하던 각종 영역을 도전하는 스키를 말한다. 뉴스쿨러들은 눈싸인 언덕을 자유롭게 점프하고 스노보드처럼 하프파이프에 들어가기도 한다. 하프파이프는 스노보드의 묘미를 더하기 위해 파이프를 반으로 잘라 놓은 듯이 가운데를 우묵하게 만든 수로형 코스. 도전을 즐기는 젊은층들에겐 플레이트의 양끝과 중앙의 편차를 크게 한 익스트림카빙스키를 신고 급회전을 즐기거나 슬로프에 오돌도돌하게 요철 모양으로 솟아있는 눈덩이를 타고 넘는 모글스키도 제맛이다. 신조류인 뉴스쿨스키를 타기 위해서는 다양한 모양의 플레이트가 필요하다. 스키의 앞과 꼬리 부분이 모두 위쪽으로 휘어진 트윈팁 스키를 이용하면 스노보더들이 각종 묘기를 연출하던 하프파이프나 모글,점프 등 거의 모든 종목을 즐길 수 있다. 스키크로스는 6~7명의 스키어가 점프용 굴곡과 모글 등이 혼합된 고난도의 코스에서 경주를 하는 것. 박진감과 다양성을 모두 맛볼 수 있는 종목이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