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조정일뿐 상승세가 꺾인건 아니다" 종합주가지수가 610선대로 다시 밀려났음에도 불구하고 증시는 크게 실망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오히려 그동안 조정다운 조정한번 거치지 않고 30%이상 급등한 점을 감안하면 필요한 시점에 조정을 보인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이날 장중한때 연중 최고점(636.06)을 돌파한 것을 고려할 경우 조정은 추가상승을 위한 체력보강이란 주장이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만 기관투자가들의 매물이 예상보다 많았다는 점,외국인의 매수를 부추기는 미국 증시가 주요 저항선에 근접했다는 점,주가의 대세 상승 여부를 가름할 경기 회복 신호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전문가들은 시장 에너지와 기술적 분석상 상승 기류가 꺾인 것은 아니라면서 단기 조정을 거친 뒤 종합주가지수 650선까지는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수 관련주보다는 중소형 실적 우량주가 상당한 시세를 낼 것이라는 전망을 많이 내놓고 있다. ◇예고된 조정=종합주가지수는 지난 9월21일(472.31) 이후 조정다운 조정을 거치지 않은 채 수직 상승했다. 지난 19일(626.43)까지 상승률은 무려 32.6%에 달했다. 누구나 조정을 기대했지만 조정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장중 한때 연중 최고점을 돌파하자 이에 부담을 느낀 차익 매물이 쏟아져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번 랠리에서 철저히 소외된 기관들이 이날 프로그램 순매수 물량이 1천4백1억원어치나 쏟아져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6백73억원어치를 순매도해 조정을 선도했다. 쉽게 말해 '울고 싶은데(조정) 뺨 때려준 격(연중 고점 돌파)'이다. 김기환 삼성투신 상무는 "그동안 조정을 받지 않은 채 주가가 30% 이상 급등했다"며 "지난 98년에도 이런 현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이번 조정은 기간과 폭이 문제이겠지만 추가 상승을 위해 오히려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상승세가 꺾인 것은 아니다=대부분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으로 인해 상승세가 꺾였다고 할 수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외국인의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움직이는 장이기 때문에 국내외 금융 여건상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종우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중 고점을 돌파하고도 조정을 받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라며 "수급에 의한 상승 장세가 끝났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조정을 거친 뒤 650선까지는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장득수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부장도 "기관이 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인 만큼 조정은 단기간에 끝날 전망"이라며 "추가 상승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주요 저항선에 도달한 미국 증시의 향방과 이에 영향받는 외국인의 순매수 행진 여부가 추가 상승폭을 좌우할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남철 마이애셋 상무는 "지금은 국제 유동성자금을 바탕으로 한 철저한 금융장세"라며 "외국인 입장에선 한국보다 좋은 투자대상도 없는 만큼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600선을 깨고 580선까지 조정을 거치더라도 연내에 700선까지 상승할 가능성은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중소형 실적주를 주목하라=주가가 추가 상승하더라도 20~30% 폭등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아무리 낙관적인 전문가들일지라도 연내에 700을 넘기는 힘들다고 지적한다. 이런 상황에서 지수 관련주인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시세를 내기는 어렵다. 대신 그동안 외국인의 관심권 밖에 있었던 중저가 업종 대표주(옐로칩)와 실적 우량 중소형주가 각광받을 공산이 크다. 이날 지수 하락에도 불구하고 롯데제과 롯데칠성 세기상사 성창기업 등이 가격제한폭까지 뛰어오르고 LG애드 대한은박지 대한방직 풀무원 호텔신라 등이 상승세를 탄 것이 대표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