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는 오르는데 잔고는 줄어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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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만 요란했지 정작 먹을 게 없어요"
서울 목동에 사는 김모씨(40).코스닥종목 중심으로 단기투자를 하고 있는 김씨는 요즘 주식시세판만 들여다보면 허탈하다.
지수는 올랐다지만 주식계좌의 잔고는 반대로 야금야금 줄고있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시장이 거침없이 내달리자 조급한 마음에 거래소와 코스닥을 옮겨다니며 추격매수에 나선게 화근이었다.
거래소 블루칩을 추격매수했다가 장중조정에 놀라 손절매에 나서면 주가는 다음날 곧바로 강세로 돌아섰다.
손실을 만회하려고 코스닥 종목으로 옮겨타기도 했지만 수차례나 차익매물에 멍들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말 6천만원까지 올라갔던 계좌잔고는 이제 5천2백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상심한 김씨는 이제 주식을 정리하고 다시 주식을 사기 위한 '조정'을 노리고 있다.
이처럼 예상밖의 강세장 속에서 정작 개인투자자들의 체감수익률은 썰렁하기만 하다.
개인투자자 대부분의 관심권밖에 있는 대형주가 장을 이끄는 '지수장세'가 연장되고 있어서다.
특히 코스닥시장에서 잦은 매매에 나서는 데이트레이더들은 이달들어 수익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허탈한 개인투자자=20일 개인투자자들은 코스닥시장에서 소폭 순매도로 돌아섰지만 전날까지 6일 연속 순매수에 나섰다.
이 기간 순매수규모는 6백60억원을 넘는다.
하지만 개인들이 사들인 종목의 수익률은 저조하다.
순매수기간 개인들은 안철수연구소 대원씨앤아이 프로소닉 새롬기술 LG텔레콤 코리아나 유일전자 옵셔널벤처스 아큐텍반도체 대인정보 등 10개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이 가운데 대인정보통신 한 종목을 제외하면 지수상승에도 불구,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외국인 순매수종목들은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이 50%에 육박한 휴맥스는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며 10% 이상 주가가 뛰었다.
KTF 국민카드 아이디스 세원텔레콤 텔슨전자 옥션 등도 지수상승률을 크게 웃돌고 있다.
◇미수금이 늘고 있다=개인투자자의 공격적인 매수가 이어지면서 미수금도 늘고 있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4천5백억원에 불과했던 개인투자자 미수금이 지난 19일 현재 5천4백억원으로 단기간에 1천억원 가까이 늘어났다.
대신경제연구소 이동우 연구원은 "강세장에서 늘어나는 미수금에 과민반응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지수상승에도 불구하고 개인선호종목들의 수익률이 낮아 미수로 주식을 산 개인들의 상대적인 손실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증권 수익률 게임 우승자인 전문데이트레이더 이창현씨(27)는 "급등장에서 주식을 사지 못해 상대적으로 허탈해있던 개인들이 뒤늦게 시장에 뛰어들어 차익매물을 떠안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같은 장은 고수들로서도 선뜻 뛰어들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조정 후 반등이 나오면 들어가는 게 그동안 손실을 만회할수 있는 전략"이라고 충고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