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보안 전문업체인 세넥스테크놀로지(www.senextech.com)가 홍채인식 기술로 세계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기 시작할 무렵인 올 7월초. 이 회사 남궁종 사장은 세계적인 홍채인식 기술업체인 미국 이리디안사로부터 e메일을 한통 받았다. e메일은 한마디로 "당신 회사를 우리가 사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남궁 사장은 곧바로 답장을 보냈다. "우리 회사가치를 높게 평가해 준데 대해 고맙게 생각하지만... 1년만 기다려 달라. 당신 회사를 우리가 사겠다" 남궁 사장의 '배짱'은 업계에서도 알아준다. 지난 98년말 기술신용보증기금에서 자금을 지원받을 당시, 기술신보 담당자는 남궁 사장의 태도에 혀를 내둘렀다. 자금유치를 위해 온갖 로비를 동원한 다른 IT(정보기술) 업체들과 달리 남궁 사장은 사업계획서를 담은 서류뭉치 하나를 들고 나타나 "자신있으니 돈만 대주라"며 오히려 큰소리를 친 것이다. 기술신보는 남궁 사장의 배짱을 믿고 1억원을 투자했고 결국 이 돈은 지금의 세넥스를 만든 종자돈이 됐다. 세넥스테크놀로지는 홍채인식 기술로 자타가 인정하는 보안업체다. 핵심 원천기술을 보유, 세계에서도 몇 안되는 업체로 손꼽히는데다 올해 중반부터는 해외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해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남궁 사장은 "세계적 업체인 이리디안과 비교해도 세넥스의 기술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한다. 보안 알고리듬이나 카메라 기술에서는 오히려 앞선다는 것. 더욱이 홍채인식은 생체인식 기술 가운데서도 신뢰도와 정확도가 뛰어나 세계 보안업계에서도 차세대 주력 보안기술로 점치고 있다. 각종 출입문 보안이나 현금지급기, 건강진단 등 응용범위도 무궁무진해 시장전망도 밝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세넥스를 '노다지를 안고 있는 기업'으로 부르기도 한다. 세넥스가 홍채인식 분야에서 주목받게 된 것은 남궁 사장의 독특한 성격에서 비롯됐다. 엔지니어 출신인 그는 평소에도 남이 안하는 것만 골라 하는 성격이다. 98년 창업 당시 대부분의 보안업체들이 방화벽에 신경쓸 때 그는 PC 보안에 주목했고 지난해엔 국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분야인 홍채인식에 처음 도전장을 던졌다. 남궁 사장은 세넥스를 세계적인 홍채인식기술 전문업체로 키우기 위해 최근 아이앤티텔레콤이라는 코스닥 등록 네트워크 장비업체를 합병했다. 남궁 사장은 "앞으로 홍채인식 분야에서 만큼은 세계 최고라는 명성을 얻겠다"고 말했다. 기술력에 가격경쟁력까지 갖춰 충분히 자신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최근 미국 테러사건을 계기로 홍채인식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며 "빠르면 내년부터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남궁 사장은 또 홍채인식 기술과 함께 그동안 회사 성장의 기반이 된 보안컨설팅 분야에도 꾸준히 투자할 계획이다. 이달 말 정부로부터 정보보호전문업체로 지정되면 사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