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증권 CBO시대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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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CB(전환사채)나 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대체하는 해외 CBO(채권담보부증권)발행이 늘고 있다.
신용등급 등에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해외인수기관의 무리한 요구로 단독으로 해외증권을 발행하지 못했던 코스닥기업들이 해외 CBO를 통해 자금사정의 숨통을 열고 있다.
해외 CBO는 일반 회사채가 아닌 CB,BW 등 주식연계채권을 기초로 발행되는 것으로 코스닥기업의 자금조달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스닥기업과 일부 상장회사,벤처기업 등 60개사가 BW를 기초로 3억5천만달러(한화 4천5백억여원) 규모의 수출 중소기업 외화 프라이머리 CBO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참여업체는 환경비젼21 모디아 우리기술 3R 다산씨앤아이 성진네텍 세원텔레콤 등이다.
이번 CBO는 산업은행과 동양현대종금이 주간사를 맡고 있다.
전체 발행규모중 후순위채 20%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인수할 예정이다.
또 나머지 선순위채에 대해서는 산업은행과 기술신용보증기금이 보증을 서게 된다.
이에 앞서 대우증권과 LG투자증권도 주간사로 코스닥기업이 주축이 된 투자풀(POOL)을 구성,이들 회사의 CB를 이용해 2억6천만달러(한화 3천3백억여원) 규모의 CBO를 발행키로 했다.
이 CBO도 기술신용보증기금이 1백% 보증을 서고 있다.
또 기술신보는 삼성증권과 현대투신증권을 공동주간사로 선정해 내년 초께 4억달러 규모의 해외 CBO를 발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잇단 CBO발행의 배경=코스닥등록기업이 자체신용만으로 CB 등 주식연계채권을 해외에서 파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용호게이트'나 일부 코스닥기업들의 편법발행 사례에서 보듯이 '무늬만 외자유치'이지 사실상 CB인수자는 내국인들로 밝혀져 충격을 던지기도 했었다.
대부분 해외인수자를 찾지 못한 데서 발생한 부작용이다.
동양현대종금의 한 관계자는 "국내증시의 불확실성이 높아져 웬만한 기업은 해외에서 단독으로 자금을 유치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인수팀 관계자도 "여러 업체의 CB를 기초로 CBO를 발행하는 게 업체 뿐만 아니라 인수자입장에서도 유리하다"며 "앞으로 정부기관의 보증외에 대형 금융기관이 직접 보증을 선 민간주도의 CBO가 속속 선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양현대종금이 보증을 선 CBO의 경우 신주인수권행사에 따른 투자자의 이익을 감안한 이익참가부채권의 성격으로 만기이자율이나 전환가조정 등 조건이 기존 CB에 비해 발행회사에 유리한 게 특징이다.
예를 들어 우리기술은 이번 해외CBO를 통해 3년 후 풋옵션행사와 표면이자율및 만기이자율을 각각 1.89%와 3.09%의 유리한 조건으로 96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하게 된다.
◇영향=CBO는 발행 후 룩셈부르크 아일랜드 등 증시에 상장시켜 투자자를 유치한다.
따라서 기존 내국인의 편법인수나 대주주가 지분방어를 위해 발행하는 등 부작용은 사라질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또 기술신용기금 등 정부기관이 1백% 보증을 서고 있어 주가등락에 따른 잦은 전환(행사)청구도 줄어들어 물량부담 등 증시에 미치는 충격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CBO의 기초가 된 BW의 주식전환과 풋옵션행사 등은 해외 투자기관에 위임돼 총괄관리된다.
그러나 신용등급에 따라 풀이 구성되기 때문에 벤처기업의 자금조달이라는 당초 취지와 달리 발행회사간 자금조달에서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3R 등 일부기업은 국내외 CBO발행에 잇따라 참가해 세차례나 자금을 유치했다.
반면 K,J,D등 기업은 신용등급이 낮다며 번번이 고배를 마셔 자금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