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신탁을 해지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최근 증시가 달아오르면서 주가가 급등,자사주 신탁을 유지할 필요성이 줄었기 때문이다. 18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경남기업 계룡건설 벽산 LG산전 삼익LMS 등 5개의 기업이 자사주 신탁계약을 만기 전에 해지했다. 주가가 낮았던 지난달에는 한 건의 해지 사례도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크게 늘어난 것. 자사주 신탁 해지는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자사주 신탁을 해지하면 현금으로 찾게 돼 그동안 사놓았던 자사주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실제 11월 들어 종합주가지수가 꾸준히 상승했음에도 계룡건설과 삼익LMS 경남에너지는 해지 공시를 낸 날부터 지난 16일까지 각각 4.7%,3.3%,12.2% 내렸다. 벽산과 LG산전은 올랐으나 상승폭은 4.7%와 5.5%에 그쳤다. 계룡건설 관계자는 이와 관련,"지난달 9월25일 자사주 신탁에 34만주(3.8%)가 있었으나 해지 결의를 전후해 모두 처분했다"고 밝혔다. 정성균 LG투자증권 과장은 "자사주 신탁계약은 아무 때나 공시만 내면 아무런 불이익 없이 해지할 수 있다"며 "그러나 자사주 신탁이 장기적인 주가 부양의 목적을 가진 만큼 주가가 단기 급등했다고 해지하는 것은 주주 중시라는 본뜻과 거리가 있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