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 라덴의 알-카에다 조직 카불 안가에서 핵무기 설계도가 발견됐으나 빈 라덴이 핵폭탄을 제조할 능력은 없을 것이라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나가사키에 투하됐던 정도의 핵폭탄을 제조하는 원리는 복잡하지도 또 비밀도 아니지만 제대로된 탄두를 만들기는 극도로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알-카에다는 우선 적어도 8㎏의 플루토늄을 구해야 하고 카불 안가에서 발견된 내용보다 훨씬 더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과학자들을 확보해야 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또 핵폭탄 제조에는 매우 정교한 시설이 필요하며 이 가운데는 아프가니스탄내에서는 구할 수 없는 종류의 정밀공작기계가 포함된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대부분의 핵 전문가들은 이 같은 폭탄 제조는 국가 지원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심지어 제조 방법을 아는 과학자들과 플푸토늄과 매트릭스 처칠사가 공급한 공작기계까지 확보했던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도 제조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핵전문가 존 라지 씨는 카불에서 발견된 설계도는 나가사키에 투하됐던 "패트맨" 모델이며 이 모델은 오렌지만한 크기의 플루토늄을 베릴륨으로 둘러싸고 다시재래식 폭약으로 감싸는 것으로 전체 크기가 축구공만하다고 말했다. 라지 씨는 기본적인 기계적 구조는 단순하고 잘 알려져 있지만 핵무기 제조 기술의 열쇠는 폭발 시간과 조립의 정밀성이라고 말하고 내용물들의 폭발 시간을 엄청나게 세밀하게 일치시키고 폭파 장치에 포함되는 렌즈의 설계도 매우 정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테러 조직들이 핵무기를 제조할 위험을 낮게 보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테러범들이 핵물질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들이 핵폭탄을 제조, 폭발시킬 수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테러범들이 핵물질을 재래식 폭약으로 감싸 폭발시키는 이른바 "더러운 폭탄"을 제조할 가능성은 있다며 이 경우 수십명의 사람이 죽고 넓은 지역이 방사능으로 오염돼 공포심을 촉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 특파원 chkim@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