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주재 북한대표부의 이형철 대사는 13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은 미국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집권 말기 정도의 상호접촉 수준이 되어야만 미북대화를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사는 미국이 적대시 정책과 간섭정책을 포기하면 미국과의 관계를 발전시킬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하면서 그같이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난해 말 북한을 방문하는 것을 검토했을 정도로 북한과의접촉을 강화해 왔다. 이 대사는 미국을 겨냥한 듯 일부 국가들이 있지도 않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운운하면서 미사일방어계획을 추진하는 것은 세계 패권주의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비난했다. 그는 동북아 정세와 관련 가장 우려되는 것은 일본의 우경화라고 지적하고 일본이 과거 범죄행위에 대해 인정도 않고 사과도 안하면서 신사참배, 교과서왜곡, 해외자위대 파병을 합법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을 강력하게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사는 이번 총회의 가장 중요한 의제로 부각되고 있는 테러문제와 관련, 테러를 지원하지 않는 것이 북한의 일관되고 원칙적인 입장이며 유엔의 테러협약 2개에 12일 가입하는 등 테러를 종식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조연설을 시작하면서 이 대사는 한승수 외교통상부 장관이 56차 총회의장이 되고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이 총장을 연임하게 된데 대해 축하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 대사는 북한대표부 대사 임기를 마치고 조만간 본국으로 들어갈 예정이다. (유엔본부=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