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가 신용등급 상향기대로 저점을 깨고 내렸던 환율이 보합권에서 혼조세를 띠고 있다. 신용등급 상향조정이라는 뜻밖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달러매수세가 붙은 이유는 최근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순매수가 신용등급 상향조정을 미리 간파한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른 외국인 주식순매수분의 물량 공급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는 인식이 퍼졌다. 국가 신용등급 상향이 환율 하락을 유도했지만 이와 동시에 외국인이 대거 주식을 매도함으로써 상반된 요인으로 작용한 셈. 레벨에 대한 부담감도 작용하고 있어 신용등급 상향이 이전과 같이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시장관계자는 보고 있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후 3시 19분 현재 전날보다 0.30원 오른 1,284.80원을 가리키고 있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내린 1,285.3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차츰 레벨을 높여 1시 39분경 1,285.90원으로 오전중 고점을 깼다. 그러나 추가 상승에 버거운 듯 물량 공급에 의해 아래로 되밀리던 환율은 신용등급 상향조정 소식으로 2시 1분경 1,284.30원으로 하락세로 돌아선 뒤 1,283.30원까지 밀렸다. 그러나 시장심리가 진정되고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반등을 시도한 환율은 2시 30분 1,285.10원까지 올라섰다가 1,294원선으로 되밀려 보합권에서 엎치락 뒤치락하고 있다. 수급은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시중에 포지션이 많지 않음을 방증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이 시각 현재 120.85엔으로 121엔에 대한 벽이 높음을 실감하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아흐레만에 주식순매도로 돌아서 거래소에서 694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 지난 9월 24일 718억원이후 가장 매도 규모가 컸다. S&P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을 계기로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파는' 매매형태를 보이면서 매도를 강화했다. 반면 코스닥시장에서 60억원의 매수우위였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국내 분위기로만 봐서는 달러매도이나 외국인이 주식을 팔고 다른 요인이 상충작용하고 있다"며 "레인지에 그냥 갇힐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용등급 상향조정이 됐지만 방향성을 못 잡고 있으며 영향력이 예전과 달라졌다"며 "이는 현 레벨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