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능력을 키워라' 한국축구대표팀의 거스 히딩크(55) 감독이 최전방공격수들에게 골을 넣는 스트라이커 역할 외에 수비에 적극 가담, 상대공격을 중간에서 차단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기 시작했다. 히딩크 감독은 올 1월 한국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때부터 "수비는 모든 선수가 해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해 왔지만 최근 그 목소리가 더 높아지고 있다. 지난 8일 세네갈과의 경기에서 0-1로 패한 뒤 히딩크 감독은 수비의 조직력은 많이 향상돼 안정감을 주고 있다고 자평하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최전방 공격라인에서 좀 더 치밀하게 압박을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공격수들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또 10일 크로아티아와의 1차전을 2-0으로 승리한 뒤에도 "무엇보다 문제는 공격진과 미드필더간의 거리가 40미터 가까이 벌어졌다는 것이었다"면서 "때문에 안정환에게 미드필드쪽으로 더 내려와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라고 지시했다"는 게 히딩크 감독의 설명. 두 경기에서 모두 최전방 공격수들의 느슨한 수비가담을 목격한 히딩크 감독은 목소리를 높여 수비에 가담할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하프라인 아래로 내려와서 수비를 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신이 있는 위치에서 볼을 가진 상대 선수를 강하게 압박하면서 수비에 돌입하라는 것. 이는 상대로부터 볼을 뺏지는 못하더라도 상대 공격 속도를 무디게 하는 동시에 우리 팀의 미드필더와 수비수에게 방어태세를 갖출 시간을 벌어준다는 게 히딩크 감독의 설명이다. 히딩크 감독의 요구를 소화하기 위해서는 최전방공격수들은 빠른 스피드와 지칠줄 모르는 체력까지 겸비해야만 한다. 그동안 스트라이커들은 자신들에게 연결되는 볼을 얼마나 골로 잘 연결하느냐에 따라 능력을 평가받았다. 그러나 히딩크사단에서 확실한 스트라이커로 낙점받기 위해서는 활발한 수비 가담까지 갖추지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기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