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및 유럽 투자자들은 현재 증시를 대세상승 국면보다는 단기 유동성 랠리로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런 가운데 이머징마켓(신흥시장) 중 기업실적과 경제지표 개선 속도가 가장 빠른 한국에 투자자금이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이남우 상무는 12일 "영국 및 유럽 투자자들은 현재 증시를 대세상승 초기보다는 단기 유동성 랠리로 보고 추가 상승폭과 기간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영국 등 유럽지역을 방문하고 현재 미국을 방문 중인 이 상무는 '한국기업 아시아에서 우뚝 서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투자자들은 한국 주가가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강세를 보이는 배경으로 △반도체를 중심으로 변곡점을 지나고 있는 각종 경제 및 산업지표 △기업의 질적 향상 △견조한 내수소비 및 다양한 경기 부양책 등을 꼽았다. 특히 동유럽과 중남미 시장의 유동성이 떨어지면서 아시아국가 중 최근 수년간 기업의 질적 개선이 꾸준히 이뤄지고 각종 경제지표가 빠르게 좋아지는 한국에 돈이 모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증시 전망과 관련,"지수가 600선을 돌파하면 단기 이익실현을 노리는 외국인과 추격매수를 할 수밖에 없는 기관 사이의 공방전이 벌어져 증시가 조정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당분간 펀더멘털이 뒷받침되는 금융주와 IT(정보기술)주 중심의 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금리 인하 정책으로 소비심리가 살아나 내년에는 신세계 같은 내수주가 다시 각광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상무는 이같은 외국인의 한국 선호 현상에도 불구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시장 저평가) 현상이 생기는 가장 큰 이유는 정부 규제나 기업 지배구조보다는 국내 투자자들이 기업 실력을 과소평가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