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미술(Earth Work)작가로 유명한 크리스토 & 장 클로드와 표현주의계열의 작품을 발표해온 독일 출신 안젤름 키퍼의 작품전이 오는 16일 서울 청담동 박여숙화랑과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동시에 열린다. 불가리아태생인 크리스토와 프랑스 출신인 장 클로드 부부의 이니셜을 딴 크리스토 & 장 클로드는 캔버스위에 풍경을 그리는 대신 풍경속에 들어가 "작업"을 하는 작가들.키퍼는 독일과 중세 고대역사를 대형 설치작업으로 재해석하는데 주력해왔다. ◇크리스토 & 장 클로드 전=대지미술은 60년대 후반 개념미술 미니멀아트와 함께 태동한 것으로 작품의 물질성과 영속성을 부정하는 반문명적 경향의 미술이다. 캔버스위에 풍경을 그리는 게 아니라 풍경속에 들어가 아름다운 풍광뿐만 아니라 불모지,산업쓰레기,오염된 강 등을 함께 보여준다. 결과보다는 미술행위 자체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개념미술과 맥을 같이한다. 크리스토와 장 클로드 부부는 보통 10년 내지 20년간 한 프로젝트를 지속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80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게이트'와 90년대초 시작된 '오버 더 리버'프로젝트를 보여준다. 이들은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외부에서 재정적인 지원을 받지 않고 드로잉 판화 콜라주 등을 판매해 비용을 마련한다. 이번 전시에선 드로잉 콜라주 등 50점이 프로젝트 기금 마련을 위한 것이다. 12월6일까지.입장료는 도록을 포함해 1만원.(02)549-7574 ◇안젤름 키퍼 전=신축 건물에 1,2층 1백80평 규모의 전시공간을 마련한 국제갤러리 신축 개관전으로 지난 95년에 이어 국내에 두번째로 소개되는 작가다. 표현주의 전통을 계승한 키퍼는 요셉 보이스 이후 독일이 낳은 최고의 작가라는 평을 얻고 있다. 70년대 유대인 역사와 독일 나치정권 관련 작품을 발표하면서 화단에 데뷔한 후 80년대 중반 유대교 교리를 접한 뒤 종교적이고 신화적인 작품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는 고대 이집트신화,중세 연금술,나치정권 등 과거의 역사를 빌어 인간의 삶이 안고 있는 원천적인 부조리를 표현한다. 길이 8m짜리 그림 등 회화 8점,납으로 제작한 책 모양의 설치작,조각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한 작품 등이 소개된다. 바그너의 오페라 '탄호이저'에서 모티브를 얻은 '탄호이저'는 납으로 만든 14권의 책을 가시덤불과 함께 쌓은 설치작이다. 내년 1월27일까지.(02)735-8449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