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아프리카의 신흥 강호 세네갈의 벽을 넘지 못하고 무너졌다. 한국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 개장 기념으로 열린 세네갈과의 평가전에서 전반 43분 선제골을 허용한 뒤 실점을 만회하지 못한 채 0-1로 패했다. 이로써 거스 히딩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한국은 7승3무5패를 기록,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목표가 결코 쉽지 않음을 절감케 했다. 이동국을 최전방 공격수로 이천수와 최태욱이 좌우를 번갈아 맡는 삼각편대를 가동한 한국은 미드필더 송종국 김태영의 패스로 세네갈의 측면을 파고들며 득점을 노렸다. 그러나 한국은 문전에서의 마무리 패스가 수시로 끊기면서 변변한 공격 한번 보여주지 못했다. 수비수와 미드필더간의 간격을 좁혀가는 모습을 보인 한국은 전반에만 6개의 코너킥을 따냈지만 이마저도 세트플레이의 정교함이 떨어져 슈팅은 날리지 못했다. 반면 수비에서 한국은 고질적 문제점인 대인 마크 허점을 잇달아 노출했다. 결국 전반 43분 승패는 갈렸다. 세네갈의 마흐타라 은디아예가 오른쪽 코너에서 올린 볼이 앙리 카마라의 머리를 맞고 문전으로 흘렀고 이를 향한 디우프의 오버헤드킥이 빗맞자 달려들어 오던 파페 부바 디오프가 오른발로 볼을 골네트 안으로 밀어넣었다. 후반 들어 한국은 김태영을 오른쪽 수비수로 내렸고 이민성 대신 안정환을 투입,최태욱과 함께 오른쪽 공격에 가담시키는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이동국은 후반 7분께 페널티지역 안에서 잡은 볼을 가슴으로 트래핑하다 상대 수비수에게 빼앗겼고 17분에는 송종국이 아크지역에서 날린 왼발 슛이 골문을 외면했다. 안정환도 31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슛을 날렸지만 무위에 그치는 등 장신과 개인기를 고루 갖춘 세네갈 수비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한국은 후반 중반 이후 현영민과 차두리 등 신진급들까지 기용,고른 출전 기회를 주기도 했으나 44분께 무사 은디아예의 단독 돌파에 수비 라인이 일시에 무너지는 불안함을 다시 나타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졌지만 측면 돌파를 부지런히 시도했던 이천수가 최우수 선수에 뽑혀 상금 3백만원을 받았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