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메드 '체러팅 리조트'] 짧은 만남 긴 추억 '싱글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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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러팅 비치로 향한 싱글녀 =10월18일 오전 9시 인천국제공항.
몸에 꽉 붙는 블루진에 선글래스를 걸치고 용감무쌍하게 입구를 들어섰다.
다른 '싱글'들의 모습이 하나 둘 눈에 띈다.
을씨년스러운 날씨였건만 차림은 모두 여름을 달리고 있다.
반소매 셔츠와 샌들도 보인다.
50여명의 젊은이들과 훌쩍 떠난 곳은 말레이시아.
자유를 쫓아, 변화를 찾아, 추억을 위해, 또는 단지 '심심해' 전국 각지에서 직장을 탈출한 이들 동지들과 앞으로 3박5일간 체러팅 해변을 장악할 것이다.
처음이면 으례 갖는 서먹함도 잠깐.
콸라룸푸르, 콴탄공항을 거쳐 클럽메드 체러팅 리조트에 도착할 때쯤 되자 싱글들만의 '쿨(Cool)'한 분위기가 흐른다.
이날을 위해 여름휴가를 미루고 미룬 대기업 사원, 잠시 '백수'가 된 프리랜서 사진작가, 출장갔던 짐을 그대로 들고 온 벤처기업 대리, 진행요원을 자처한 의사와 살사댄싱 교습을 위해 달려온 헬스클럽 강사...
어느새 친구가 되고 형 오빠 언니 누나가 됐다.
시끌벅적해진 체러팅 =리조트에 도착한 것은 밤 10시.
여독이 쌓였지만 그래도 첫 날밤이 아닌가.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해변가 디스코텍에 재집결했다.
어느새 대만 홍콩의 싱글들도 합류했다.
한국어는 중국어와 뒤섞여 영어가 된다.
적막하던 서지나해의 밤 하늘 위로 경쾌한 댄스음악이 퍼져 나간다.
체러팅에서 맞는 첫 아침.
해변가에서 미니 올림픽이 열렸다.
줄다리기, 계란던지기, 바닷물 떠오기...
웃다보니 어느새 우리조는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뜨거운 햇살에 아쉬움은 금새 부서진다.
휴가의 증거를 확실히 남기기 위해 선오일을 다시 꺼냈다.
직장 선배의 부러운 표정이 벌써부터 눈에 선하다.
태양이 부드러워진 오후.
살사댄싱 강습이 기다리고 있다.
큰 마음먹고 구입해둔 꽃무늬 원피스를 꺼냈다.
강습까지 시간이 남아 야외 바(Bar)에 들렀다.
트로피칼 칵테일과 함께 알 켈리(R.Kelly)의 노래에 빠져든다.
여유에 한껏 젖어 있을 때쯤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린다.
건너편 풀장에서 한국과 타이완 싱글들이 모여 수구를 하고 있다.
웬지 재미있을 것 같다.
다시 수영복으로 훌쩍 갈아입고 풀장에 뛰어든다.
싱글? 자유! ='남국에서 펼쳐진 미혼들만의 자유시간'
지난 6월 처음 시작된 클럽메드 '알쿠디아 해변싱글파티'는 4차를 거치면서 젊은 직장인들을 위한 레저이벤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공통의 라이프 스타일과 관심사를 갖은 젊은이들이 잠시 동안 일상에서 벗어나 또래들만의 추억을 만드는 것.
4박5일, 5박6일 일정으로 치러지며 미니올림픽, 팀 스포츠 등을 하고 윈드서핑, 살사댄싱 등을 강습받는다.
짜여진 프로그램은 하루에 3~4시간 정도이며 나머지 시간은 리조트에서 레저를 즐기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밤마다 열리는 댄스타임도 싱글파티의 특징이다.
1차부터 4차까지 다양한 직업, 다양한 지역의 2백50여 싱글들이 싱가포르 빈탄리조트와 말레이시아 체러팅 리조트를 거쳐 갔다.
각자의 업무에 복귀한 지금도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모임을 지속하고 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