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공급과잉과 수요침체에 따른 채산성 악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석유화학업체들이 30% 이상 대규모 감산에 나섰다. 7일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 관계자는 "일본과 대만 등지의 주요 석유화학업체들이 감산 체제에 돌입한 데 맞춰 국내 업체들도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자율 감산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대표적 수출품목인 선형 저밀도폴리에틸렌(L-LDPE,농업용 필름 원료)의 경우 현대석유화학(연간 생산능력 16만t)이 오는 11일부터 약 보름동안 2개 생산라인 중 1개 라인의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한화석유화학(35만5천t)도 16일부터 3개 라인 중 1개 라인을 가동 중단할 방침이다. 삼성종합화학과 SK(주)는 12일부터 가동률을 30% 이상 낮출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화업체들이 이처럼 대규모 감산에 나선 것은 세계 경기둔화로 주요 수출시장인 아시아지역의 수요회복이 지연돼 공급과잉에 따른 채산성 악화를 완화하기 위한 처방으로 풀이된다. 싱가포르와 중동 등지에서 신규 공장이 가동되고 내수부진에 따른 국내 업체들의 잉여물량이 늘어난 것도 공급과잉 현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감산에 따른 국내 업체들의 L-LDPE 생산량은 월 2만2천t 정도 줄어들게 돼 아시아 지역에서 약 5%의 공급감소 효과를 갖는다. 이에 따라 아시아지역의 수급개선은 물론 최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제품가격 회복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L-LDPE는 지난 9월 t당 6백달러에서 지금은 5백달러대로 급락했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