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 4차 각료회담이 이번주 개막된다. 테러 보복전으로 인해 개최지 변경 논란이 있었으나 개최지 고수로 결론이 났고 격론 끝에 초안들이 어렵게 합의되기는 했다. 그러나 지적재산권과 농업보조금 문제로 시비가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오는 9일부터 13일까지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정부, 비정부기구 관계자 2천600여명을 포함해 모두 4천500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열린다. 마이크 무어 WTO 사무총장은 지난 2일 제네바의 WTO 본부에서 AFP와 회견을 갖고 "이견이 있기는 하나 타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분야에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미국과 유럽연합(EU) 및 개도국들은앞선 실무 협상에서 주요 분야에서 여전히 깊은 견해차가 있다면서 이번 각료회담에서 이 문제들이 풀린다는 보장이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99년말 시애틀에서 열린 각료회담도 심각한 견해차 때문에 의제조차 제대로 상정하지 못하고 결렬된 바 있다. 소식통들은 시애틀 회동의 경우 4만여명의 시위대로 인해 시끄러웠으나 이번에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타르가 법으로 정치적 시위를 금하기 때문이다. 또 9.11 테러와 이에 대한 미국의 보복전으로 인해 보안 문제가 전례없이 부각되고 있는 점도 지적된다. 미 대표단은 이미 카타르측으로부터 보안 상황을 비밀브리핑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대표단원들에게 방독면과 항생제, 그리고 유사시 사용할 무전기 등이 지급됐다는 것이다. 이번 각료회담 최대의 난제로는 지적재산권협정(TRIPS)과 농업보조금이 지적돼왔다. 개도권은 탄저병 백신 등을 이유로 TRIPS에 `좀더 융통성을 부여하자'고 요구하는데 반해 미국과 스위스 등은 `이미 충분한 융통성이 부여됐다'며 고수 입장을 분명히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의약 부문의 연구.개발을 촉진시키기 위해 특허권을 강력히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농업보조금도 여전히 화약고로 남아있다. 무어 총장도 기자회견에서 "농업 문제는 여전히 우리에게 지대하고 실질적인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투자문제도 선진-개도국간에 견해차를 유발하고 있다. 초안에 포함된 "모든 형태의 수출보조가 단계적으로 없어져야 한다"는 문안에 대해 EU는 강하게 반발하면서 대신 환경 문제가 뉴라운드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개도권은 환경 문제가 무역보호주의를 뒷받침하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WTO 회원국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빈곤.개도국들은 앞서의 우루과이 라운드에서 합의된 사항들이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여기에도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무어 총장은 "이것을 고집하는 것이 생산적이지 못하다"며 개도권이 전진적인 사고를 갖도록 호소하고 있다. (제네바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