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의 우승으로 김병현(22·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도 마음고생을 털어내고 내년 시즌을 기약할 수 있게 됐다. 김병현은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호투에도 불구하고 월드시리즈에서 연이틀 홈런을 맞아 좌절의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김병현은 결국 팀이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극적인 우승을 차지해 4,5차전 부진에 대한 책임감을 덜 수 있게 됐다. 또 개인적으로는 월드시리즈라는 큰 무대를 거치며 메이저리거로서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김병현의 우승반지는 동양인으로서는 99년 뉴욕 양키스의 이라부 히데키에 이어 두번째지만 월드시리즈 등판경험은 동양인 최초다. 메이저리그 5년 선배인 박찬호(28·LA 다저스)도 밟지 못한 월드시리즈의 마운드에 올라선 것이다. ○…김병현이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대박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99년 애리조나와 2백25만달러에 4년간 계약한 김병현은 우선 팀 우승으로 입장 수입을 분배한 30만달러 상당의 우승 보너스를 받게 된다. 계약금을 제외한 자신의 실질적인 연봉(20만5천달러)보다 훨씬 많은 돈을 한꺼번에 만지게 된 것. 하지만 애리조나의 월드시리즈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김병현의 활약을 감안하면 우승 보너스는 용돈에 불과하다. 애리조나는 김병현과의 계약이 1년 더 남아있지만 포스트시즌에서 위력적인 구위를 보여준 그를 돈으로 장기간 잡아둘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김병현의 몸값은 계약기간 4∼5년에 1천5백만∼2천만달러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리조나는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은 매트 맨타이와 올해 초 4년간 2천2백만달러에 계약한 전례가 있어 김병현도 비슷한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메이저리그 진출 3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낀 김병현이 '명예와 부'라는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시킨 것이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