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환 한국은행 총재가 오는 8일 콜금리(현재 연 4.0%) 결정을 위한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앞두고 또 고민에 빠졌다. 당초 콜금리 동결이 유력시됐지만 지난달 수출실적과 미국 경기지표가 발표되면서 추가인하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지표가 엇갈리고 경기 바닥시점을 점치기도 어려워 이번 금통위는 어느 때보다 격론이 예상된다. ◇ 엇갈리는 경제지표 =금통위가 금리를 결정할때 가장 중시하는 경제지표는 산업활동동향과 소비자물가다. 여기에 수출 해외경기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 등도 고려한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9월 산업생산이 증가세로 반전됐고 초저금리 부작용이 만만치 않아 한은 집행부와 금통위원들은 대체로 동결쪽에 무게를 뒀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비 3.6%(전월비 0.1%) 올라 금리조정 변수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8개월째 감소한 지난달 수출은 감소율(-19.3%)이 더 커졌고 미국의 3.4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0.9%)보다는 낫지만 10년만에 마이너스(-0.4%)로 반전돼 주변 여건이 다소 달라졌다. ◇ 논란 불가피 =일각에서 경기바닥을 조심스레 점치고 있지만 정부측 시각은 여전히 "바닥을 쳤다고 볼 수 없다"(진념 부총리)는 것이어서 한은의 입장이 미묘해졌다. 한은은 내심 금리인하에 부정적이다. 10월 실물지표가 나올 때까지 "좀 더 기다려보자"는 의견이 다소 우세하다. 이자생활자의 소득감소, 생보사 역마진, 시중자금 단기화 등 저금리 부작용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수출 급감속에 미국 경기가 4.4분기엔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어서 동결쪽으로만 기울기에는 논란 여지가 많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6일 금리(현재 연 2.5%)를 올들어 열번째 내릴 경우 한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결국 한은은 이달에 콜금리를 내리거나 동결하더라도 추가 인하를 시사하는 쪽으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