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지속해 왔다. 경기가 나아졌다는 시그널은 없었지만 시장 분위기는 좋았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16일 이후 14일 동안 단 이틀만 조정을 받았을 뿐 미국 테러사태 이전(9월10일 550.73)수준까지 치고 올라왔다. 이 과정에서 99년 대세상승 초입국면 이후 처음으로 6주 연속 양봉을 발생시키기도 했다. 이번 주 추가 상승의 키는 국내 기관으로 넘어왔다. 다행스러운 것은 보수적이었던 기관들이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기관은 서울보증보험의 대지급과 연기금풀 가동을 앞두고 유동성이 보강되고 있다. "조정을 받던 주가가 560으로 내달리면서 (주식을) 살 수 밖에 없는 상황(대한투신 이기웅 주식운용본부장)"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지수는 조정을 받더라도 그 폭은 제한적인 가운데 계단식 상승 시도를 지속할 전망이다. ◇앞만 보고 달린다=지난 주말 21년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한 미국의 실업률(10월 5.4%) 발표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는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소비자신뢰지수와 NAPM(전미구매관리자협회) 제조업 지수 급락 등 온갖 악재는 '과거의 일'로 치부해 버리는 경향이 더욱 강해졌다. 국내 증시도 지나간 경제지표에 대한 실망보다는 내년의 경기회복 기대감을 '가불'하는 양상이다. 6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산하 FOMC(공개시장위원회)가 현재 2.5%인 연방기금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것이 유력하다는 전망(블룸버그 서베이)은 선행성이 강한 주식시장에 기대감을 부풀릴 것으로 보인다. ◇기관투자가와 국민은행=외국인 매수 강도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주말 순매수로 전환한 기관의 움직임이 관건이다. 주변 여건은 긍정적이다. 지수 520에서 차익실현에 주력했던 기관의 매수 여력은 충분한 상태다. 기관은 특히 오는 9일 합병후 재상장되는 국민은행이 시장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8일 옵션 만기일이 있지만 3천8백억원 수준의 매도차익거래 잔고를 감안하면 시장에는 오히려 긍정적이다. ◇금융주와 통신주에 주목=금융주와 통신주의 주도주 부상 여부가 지수 상승에 탄력을 붙이느냐,박스권 종목 장세의 재현이냐를 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금융주 중에서는 국민은행과 함께 하이닉스반도체와 결별한 하나 한미은행이 주목된다. 기관이 주요 매수 세력으로 등장할 경우 이들이 선호하는 실적호전주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동아제약 유한양행 등 우량 제약주와 자동차주 현대백화점 LG건설 등 내수 관련 가치주가 여기에 속한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