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뜻밖의 우승이라 아직도 믿어지지 않아요." 2일 경기도 여주 자유컨트리클럽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선수권대회에서 극적인 역전극을 연출하며 정상에 오른 여고생 프로골퍼 배경은(16. 신갈고1년)은 "얼떨떨하다"고 우승소감을 밝혔다. 마지막 홀 그린에 도착해서야 3타차 선두라는 사실을 알았다는 배경은은 "뒷바라지하느라 고생하신 부모님께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골프를 즐기던 아버지 배천수(48)씨를 따라 골프 연습장에 드나들다 '재미있어보여' 골프채를 잡았던 배경은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입문, 4년만에 투어 대회 우승을 일궈냈다. 배경은은 중학생이던 지난해 세미프로테스트에 합격한 뒤 곧바로 2부 투어에 뛰어 들어 상금랭킹 10위를 차지했고 5개 대회 평균타수 76타 이하 선수에게 프로 자격을 주는 특전을 받아 올해부터 프로선수가 됐다. 14세 때 프로테스트에 합격하고 올해 MC스퀘어 우승으로 KLPGA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치운 이선화(16. 천안여상)와는 동갑내기로 가장 가깝게 지내는 동료 프로이기도 하다. 축구 선수였던 아버지 배씨와 각종 스포츠를 즐기는 어머니 김미자(40)씨의 피를 이어 받아 171㎝의 큰 키에서 뿜어나오는 장타력과 강력한 스핀을 먹이는 아이언샷이 일품이다. 이번 대회 우승도 대회 장소가 페어웨이가 널찍한 편이어서 평균 250야드를 넘나드는 호쾌한 드라이브샷을 맘껏 뽐낼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자평했다. 아직 경험이 부족한 탓인지 쇼트게임과 퍼팅이 다소 불안한 것이 흠이라는 배경은은 장래 희망을 "LPGA 명예의 전당에 이름 석자를 올리는 것"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