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매물 불구 주가 '꿋꿋'..매도차익거래 잔고 사상최고치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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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지수 선물의 저평가 현상이 한달 넘게 지속되고 있다.
시장베이시스가 33일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는 등 선물가격이 현물지수보다 저평가된 백워데이션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를 중심으로 기관들의 매도차익거래가 급증,주가상승을 제한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일 주가는 별로 주눅이 들지 않는 저력을 보였다.
투자자들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둔화되면서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 꼬리(선물)가 몸통(현물)을 흔드는 선물주도 장세가 언제 나타날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상황으로 볼때 시장베이시스의 역전현상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사상 최대규모로 쌓인 매도차익거래 잔고가 청산될 경우 현물 매수를 유발,주가지수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급증하는 매도차익거래 잔고=1일 프로그램 매도는 7백9억원을 기록한 반면 프로그램 매수는 78억원에 그쳤다.
시장베이시스의 백워데이션(종가기준 마이너스 0.89) 현상이 지속되면서 매도차익거래가 5백20억원에 달했다.
매도차익거래 잔고는 4천억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현물시장에서 사흘 만에 3백15억원의 순매수로 돌아섰지만 기관의 매도차익거래와 팽팽한 공방을 벌이는 양상이 펼쳐졌다.
◇백워데이션 지속은 불투명한 전망 때문=시장베이시스는 미국 테러 발생 이후 줄곧 백워데이션 상태다.
이는 선물시장의 투자 주체들이 향후 시장 전망을 불투명하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현물지수보다 앞으로 형성될 미래의 선물가격이 낮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투자자가 많다는 얘기다.
이원종 신영증권 선임연구원은 "미국 테러 사태 이후 선물가격이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현물지수보다 낙폭이 커지면서 백워데이션이 심화됐다"며 "이런 상태에서 구축한 포지션이 아직까지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관이 연기금 등을 통해 주식을 빌리는 대차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매도차익거래가 급증한 것도 백워데이션 장기화를 유발했다고 덧붙였다.
◇선물 저평가 언제 해소될까=전문가들은 선물가격이 현물지수보다 고평가된 콘탱고 상태로 돌아서려면 선물 12월물 결제일인 연말에 랠리를 기대할 수 있을 정도의 상승세가 전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과도하게 쌓인 매도차익거래 잔고가 청산되기 위해서는 강력한 모멘텀이 나와야 한다는 얘기다.
전균 동양증권 과장은 "선물가격은 66~67선,종합주가지수는 주요 매물대인 560선을 뚫고 상승해야 시장베이시스의 백워데이션이 좁혀지거나 콘탱고 상태 전환도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전 과장은 "국민·주택 합병은행 상장과 11월물 옵션 만기일 등을 계기로 백워데이션이 해소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국민·주택 합병은행이 재상장되는 시점에 기관들의 다양한 편입전략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원종 연구원은 "선물 12월물의 만기가 돌아오는 12월 초나 이달 말까지는 이같은 현상이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하지만 단기적으로 11월물 옵션 만기일에 일부 물량의 청산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 대응은=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신규 매도차익거래는 주식의 대차물량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은 작다"며 "따라서 시장베이시스가 축소될 경우에 대비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 팀장은 "시장베이시스가 축소되는 모습이 나타날 경우 핵심 우량주를 중심으로 단기 수익의 기회를 노릴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력이 작은 실적우량 중소형주 등을 중심으로 매매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의 추가금리 인하 기대감 등을 반영해 건설 금융주 등 내수 관련 대중주에 관심을 둘 만하다고 덧붙였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