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기업들의 증자가 러시를 이룰 전망이다. 미국 테러사건의 여파로 유상증자를 미뤄왔던 기업들이 주가 "바닥"이 확인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잇달아 증자를 결의하면서 자금조달을 서두르고 있다. 31일 코스닥증권시장(주)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텔레콤이 유상증자를 철회한 지난 10월 10일 이후 이티아이 옵셔널벤처스코리아 싸이버텍홀딩스 인터파크 골드뱅크 서울이동통신 등 6개사가 구주주 또는 일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인수자를 미리 물색하고 신주를 배정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 추진 기업도 적지 않다. 카리스소프트는 개인투자자 21명에게 지난 10월24∼25일 청약을 실시한 것을 포함,소너스테크놀러지도 외국업체를 대상으로 오는 12월께 증자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밖에 등록업체인 E사,S사,K사 등도 내년 1월 자금 납입을 목표로 증자를 위해 D증권사와 발행가 및 일정 등에 대한 활발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조달을 서두르는 기업=무선호출기 제조업체인 서울이동통신은 한화증권을 통해 11월19일을 배정기준일로 2천3백만여주를 발행,1백84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이날 공시했다. 발행가는 시가보다 30% 할인된 가격이며 배정비율은 구주 1주당 0.3주다. 일반공모 청약일은 12월20∼21일 이틀동안 실시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증자는 회사채 차환발행을 통한 부채 감소 및 신규사업 진출을 위한 자금확보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8월과 9월 두차례나 우선주 제3자배정 증자에 실패한 이티아이는 이번에는 일반공모를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 회사는 구주주 청약을 생략하고 강세장에 맞춰 이날과 11월1일 일반공모 청약일정을 잡았다. 이번 공모를 통해 68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주가급등과 관련해 기업들의 유상증자설도 난무하고 있다. 인터파크는 지난 10월26일 구주주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하겠다는 공시를 내기 전 이미 증자설이 증시에 퍼지면서 코스닥증권시장에 조회공시를 발표했다. 시스컴은 최근 증자설로 급등세를 보이자 공시를 통해 증자검토 사실이 없다며 '불끄기'에 나서기도 했다. ◇연말까지 증자 잇따를 듯=지난 9월 갑작스런 주가침체로 증자에 실패하는 기업이 잇따르자 3·4분기중 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을 사실상 포기했었던 기업들중에서도 연말을 목표로 다시 증자를 고려하는 곳이 늘고 있다. 대우증권 황순영 IB2부 차장은 "기업들이 한국시장이 테러쇼크에서 가장 빠른 회복력을 나타내는 등 반등추세를 보인데 무척 고무돼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내년 투자자들에게 제시해야 할 재무제표상의 부채비율 등 모양새를 올 연말까지 갖춰야 하는 점도 최근 증자를 검토하게 하는 요인"이라며 "연말까지 적어도 10여개 이상의 코스닥 업체들이 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