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지수가 여드레만에 하향 곡선을 그리며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제한적인 유동성의 힘과 내년도 경기회복 기대감을 발판삼아 가파르게 상승, 미국 테러 이전 수준을 회복한 이후 경제지표 등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하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30일 주가는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지수가 급락하는 등 조정에 들어간 데다 일본,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주요 지수가 약세권에 머물면서 변변한 반등시도 조차 해보지 못한 채 약세권에서 흐르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낮 12시 19분 현재 535.08로 전날보다 12.79포인트, 2.33% 빠졌고 코스닥지수는 2.17포인트, 3.99% 내린 61.89를 나타냈다. 최근 수급 장세를 주도하던 외국인은 14일만에 매도우위로 돌아서면서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외국인 매도는 삼성전자에 국한된 가운데 규모가 크지 않지만 투자 심리에는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 내년 V자형 경기회복 기대감 등을 강하게 빨아들이며 애써 외면하던 펀더멘털이 다시 시장의 중심으로 부각할 채비를 갖추면서 당분간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미국에서는 테러 이후 여건을 반영한 경제지표인 소비자신뢰지수, 전미구매관리자협회(NAPM)제조업지수, 실업률 등이 기다리고 있다. 또 수요일에는 마이너스가 예상되는 3/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발표될 예정이어서 상승 모멘텀 잡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저가매수심리가 살아있는 데다 경제에 대한 부담을 일정 부분 선반영함에 따라 급락하기 보다는 점진적인 조정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1차적으로는 6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532선 지지력에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상승 추세인 20일선이 걸친 520선이 강력한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대표 기술주의 경우 가격 메리트가 희석된 상태에서 외국인 지분율도 최고 수준에 올라선 만큼 부담스럽다는 지적이 많다. 섣불리 저가 매수 기회 포착에 나서기보다는 경기방어주나 실적주를 중심의 접근이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뉴욕 증시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급락하면서 모멘텀을 잃어버린 모습"이라며 "일련의 반등 국면이 마무리되고 있어 새로운 저점 테스트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만큼 반등시 현금비중확대 전략을 구사할 것"을 권했다. 임 팀장은 "약세장 랠리를 이끌었던 외국인 매수가 점차 규모가 감소하더니 매도로 돌아선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현재 매도 규모는 크지 않지만 뉴욕 증시가 안정성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매도 강도를 강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LG투자증권 전형범 연구원은 "뉴욕 증시에 비해 낙폭이 작은 것은 시장 충격에 길러진 내성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상승에 따른 경계 심리가 작용하고 있으나 저가매수심리도 만만치 않은 만큼 조정폭은 깊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추가 하락할 경우 우량주에 대한 저가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도 "종목장세에 대비한 실적주, 재료보유주 중심의 단기 매매가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