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내년중 배기량 1천3백~1천8백cc급 소형차를 대거 출시하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의 판도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베르나와 아반떼XD로 소형차 시장을 석권한 현대자동차는 3월께 월드카로 개발한 'TB'를 출시하면서 소형차 풀라인업 체제를 갖추게 된다. 라노스 누비라로 5년을 버텨온 대우자동차는 이들의 후속모델인 T200과 J200을, 르노삼성은 SM3를 각각 내놓고 현대차의 아성에 도전한다. 기아자동차도 리오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의 수성 전략 =베르나와 아반떼XD로 1천3백~1천8백cc 소형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현대는 TB를 앞세워 리터카 시대의 개막을 예고하고 있다. TB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모델이다. 배기량 기준으로는 1천1백cc와 1천3백cc, 1천5백cc, 1천6백cc 등 4개 모델이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국내에서 디젤차량에 대한 배기가스 규제가 풀릴 경우 디젤엔진을 장착한 모델까지 나오게 된다. 현대는 이를 통해 르노와 GM이라는 세계적 메이커의 한국시장 잠식을 막아보겠다는 계산이다. 특히 이 차를 세계적 전략차종으로 내세워 국내판매와 동반상승 효과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TB는 앞타이어의 중심과 범퍼간의 거리를 짧게 하는 대신 앞뒤 타이어간 거리를 늘려 작은 차체에도 불구하고 넓은 실내공간과 안정성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또 외관은 지붕과 뒷면이 수직에 가깝게 꺾인 해치백 스타일이면서도 차 뒤쪽 높이는 나젝 처리해 스포티한 감각이 나도록 설계했다. 현대는 이 차의 출시시점을 GM-대우차(가칭)의 신설법인 출범에 맞춰 GM의 대우인수 효과를 차단하겠다는 계산이다. 현대는 이밖에 베르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6월 출시할 계획이다. 르노삼성 소형차 시장 점유율 28%에 도전 =르노삼성은 내년 월드컵 시즌에 맞춰 배기량 1천5백cc와 1천8백cc의 SM3 두가지 모델을 출시키로 했다. 정확한 출시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8월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SM3는 닛산의 블루버드 실피를 기본 모델로 제작된다. 대부분의 부품을 일본에서 그대로 들여올 것으로 예상돼 경쟁차종에 비해 가격은 약간 비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르노삼성측은 SM5처럼 가격이 약간 비싸도 일본산에 가깝게 품질수준이 높은 만큰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이 차를 통해 소형차 시장에서 28% 가량의 점유율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우의 재도약 야심 =신설법인인 GM-대우자동차(가칭)는 라노스와 누비라 후속모델을 잇달아 선보이며 GM의 한국상륙 분위기를 몰아갈 계획이다. 지난달 GM의 대우차 인수발표 이후 시장점유율이 급속히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두개의 모델이 출시될 경우 아반떼XD와 베르나를 따라잡는게 결코 어렵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4월께로 예정된 라노스 후속 T200은 올해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칼로스'라는 이름으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1천2백cc와 1천4백cc, 1천6백cc 모델이 순차적으로 출시되며 정통세단과 해치백의 기능에 다목적차량(MPV) 개념을 추가한 퓨전카의 성격을 갖고 있다. 기하학적인 디자인과 다양한 실내편의 장치가 눈에 띈다. 이 차는 앞으로 마티즈와 함께 서유럽시장의 전략차종으로 운용될 예정이다. 누비라 후속모델인 J200은 8월로 출시가 예정돼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