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 광장동 한국화이자제약 빌딩에 26일 오전 10시20분께 흰색가루가 든 국제 택배소포가 배달돼 이를 접한 직원 16명이 무더기로 병원에서 조사받는 소동을 벌였다. 미국 탄저균 테러사태 이후 지금까지 국내에서 95건의 관련신고가 접수됐지만 미국에서 온 국제 택배소포에 든 백색가루가 신고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백색가루를 처음 발견한 이 회사 직원 김모씨(50·여)는 "미국 은행으로부터 온 업무상 우편물인줄 알고 열어보니 흰색가루가 쏟아졌고 일부는 피부에 닿았다"고 말했다. 이 소포는 가로,세로 각각 20㎝ 크기로 국제사송(私送)업체인 UPS마크가 찍혀 있었다. 수신인은 이 회사 이모 부장으로 적혀있었고 미국 뉴욕씨티은행에서 보낸것으로 27일 새벽 공식 확인됐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119소방방재센터 특수구조대와 함께 출동, 현장에서 소포를 수거해 국립보건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하고 출입을 통제했다. 회사측은 직원 1백여명을 전원 귀가시키는 한편 이 소포를 뜯었거나 현장에 있었던 직원 16명은 탄저균 감염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중앙병원에 입원시켰다. 경찰 관계자는 '문제의 백색가루에 대해 1차 시약검사를 한 결과 탄저균 음성반응이 나왔다'며 '정확한 조사결과는 (국립보건원이) 백색분말의 극소수 포자를 배양해 정밀검사를 해봐야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국립보건원 생물테러상황반은 "균을 배양하는 데에는 18시간 정도 걸리므로 문제의 백색가루가 탄저균인지 여부는 27일 오전 10시께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백색가루가 제습제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원은 지난 15일 이후 지금까지 신고된 95건의 백색가루를 조사한 결과 설탕 밀가루 석고가루 등 모두 음성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발신자와 주소가 기재돼 있지 않거나 잘못 적힌 우편물,수령인의 이름과 직책이 잘못 쓰인 것에 대해서 주의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