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투자문화 바꾸자] 외국 증권.투신사 국내진출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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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증권.투신사들이 속속 국내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국내 증권사와 투신사 입장에선 선진 금융기관과 뜨거운 살아남기 경쟁을 벌일 수 밖에 없게 됐다.
자산규모만 2천2백47만달러에 달하는 미국 "빅 6"증권사의 하나인 리먼브라더스는 지난 11일 서울 지점 설립을 위해 금융감독원에 예비허가 신청서를 냈다.
리먼브라더스는 금감원의 허가를 받아 내년초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에 나설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증권사는 모두 21개로 늘어나게 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리먼브라더스외에도 1~2곳의 대형 외국계 증권사가 한국진출을 위한 허가문제 등을 문의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발 앞서 한국시장에 진출한 외국계 증권사들은 공격적인 마케팅과 함께 국내 증권사들의 전유물이었던 발행시장에도 뛰어드는등 업무영역을 확대시키고 있다.
특히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외국계 증권사의 시장점유율도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금감원등에 따르면 외국계 증권사 국내 지점의 주식위탁매매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말 5.6%에서 올 상반기 현재 6.9%로 높아졌다.
특히 거래소시장만을 놓고 보면 13.5%에 이른다.
여기에 굿모닝,살로먼,KGI증권등 외국인이 대주주인 10개 합작증권사를 합치면 위탁매매 시장 점유율은 20%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외국증권사 국내지점들은 매매회전율이 국내 증권사에 비해 훨씬 낮아 약정고 경쟁에 치중하는 국내 증권사들보다 좋은 이미지를 갖추고 있다"며 "최근 일부 국내 법인이나 큰손들의 자금이 외국 증권사쪽으로 옮겨가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외국 경쟁사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객 수익률 최우선,자산관리.투자은행 업무강화등의 수익구조 선진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투신업계 역시 본격적인 "외풍(外風)"의 영향권에 접어들고 있다.
영국계 슈로더투신운용이 지난 7월 1백% 현지법인으로 한국시장에 진출한데 이어 피델리티,도이체방크,인베스코 등도 국내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중이다.
운용자산 1조달러로 세계최대의 독립자산운용기관인 피델리티는 1천여개의 펀드 상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리서치능력이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어 상당한 파괴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도이체방크의 경우 미국계 자산운용사인 취리히스커더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인수작업이 마무리되는 내년 4~5월께 도이체 애셋 매니지먼트(가칭)로 한국 투신업계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취리히스커더는 국내에 취리히스커더코리아는 투자자문사를 운영중이다.
한 투신업계 관계자는 "외국 투신사들은 한국의 펀드시장이 현재 1백70조원에서 향후 수년내 3백조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눈독을 들이고 있다"며 "업계 1~7위까지중 6개가 외국계 투신사가 차지하고 있는 일본의 예를 볼 때 상당한 파괴력이 예상된다"고 걱정했다.
실제로 올들어 외국인 주주가 지분율을 1백%까지 확대한 프랭크린템플턴 투신운용의 경우 상반기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34.12%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투신사들은 적은 운용인력으로 과도한 자금을 운영하는데서 약점이 있다"며 "고급 운용인력 보강과 선진 투자기법으로 대비책을 강구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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