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조직 '알 카에다'는 주식회사..USA투데이紙 분석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알 카에다는 연수익 1천만달러 이상의 다국적 기업,오사마 빈 라덴은 이 기업의 CEO'
USA투데이지는 17일 빈 라덴이 그의 조직 알 카에다를 포천 5백대 기업같은 거대 기업처럼 운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알 카에다의 운영 현황을 정확하게 알고 이를 '도산'시키려면 무엇보다 이 '거대 기업'의 다양한 자금줄을 차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미국 정보담당 부서와 알 카에다 전 조직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알 카에다는 유급 종업원이 수백명으로 전세계 50여개국에 지점이나 자회사를 갖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꺼번에 수백만달러를 움직일 수 있는 역사상 가장 자금줄이 튼튼한 '테러 기업'으로 규정한다.
알 카에다의 자금줄은 크게 네가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의 거부들이 자신들을 테러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는 '보험' 차원에서 내는 헌금 △이슬람 국가들에서 자선단체로 위장한 자회사들이 모으는 기부금 △아편 헤로인 등 불법마약거래조직운영 △빈 라덴이 직·간접으로 운영하는 기업의 수익금 등이다.
빈 라덴은 이들 자금을 수단은행 등 관련 금융기관을 통해 돈세탁을 하고 해외 각 '지사'로 송금하는 등 국제적인 금융거래를 해 왔다.
알 카에다의 조직도 기업 스타일이다.
CEO 빈 라덴 밑에 30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슈라)가 있다.
이사회 의장은 이집트 의사 출신인 아이만 알 자와리가 맡고 있으며 산하에 군사위원회 비즈니스위원회 미디어위원회 이슬람연구위원회 등 4개 위원회가 있다.
비즈니스위원회는 전반적인 사업을 관장하는 관리국,위조여권과 비행기표를 사주는 여행국,조직원들의 임금을 지급하는 경리국 등 3개로 나뉘어 있다.
빈 라덴의 경영 스타일은 '합의지향형'이라는 게 과거 빈 라덴 측근들의 얘기.
독단적인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이사회 의장인 알 자와리와 항상 상의하는 등 참모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팀빌딩(Team-Building)'형 CEO라는 것.
그는 사업수단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1991년부터 1996년까지 5년간 수단에 머무를 때 지주회사를 통해 적어도 9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기도 했다.
자회사로는 건설 가구 제빵 설탕 및 야자유소매상 등과 농장이 있었는 데 농장은 테러리스트훈련소로도 사용됐다.
빈 라덴은 이때 경영진에게는 월 1천2백달러,중간관리자들에게는 월 2백달러를 지급했고 알 카에다 조직원일 경우 3백달러를 보너스로 추가 지불했다.
전문가들은 "기업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빈 라덴이 자금조달원을 매우 다양하게 만들어 놓아 미국의 자산 동결에도 불구하고 이를 완전 봉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테러와의 전쟁은 결국 이 자금줄을 어떻게 끊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