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고점을 조금씩 높이면서 1,297원선에서의 흐름을 강화하고 있다. 위아래 모두 막혀있다는 인식이 팽배, 제자리에서 뜀박질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날 오전까지 8일동안의 줄기찬 하락세를 보였던 환율은 기술적 반등의 기운을 띠고 있으나 상승 탄력은 강하지 않다. 시장을 움직일만한 뚜렷한 요인을 찾아보기 힘들고 시장 참가자들의 거래 의욕도 떨어진 상태다. 추가 매물의 공급없이 아래쪽을 바라보기 힘들고 위로도 탄저병 소식 등으로 달러매수초과(롱)포지션을 추가로 잡는 것은 부담이 되는 등 시장 참가자들이 비슷한 시나리오로 대응하고 있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후 3시 5분 현재 전날보다 0.70원 오른 1,297.60원을 가리키고 있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낮은 1,296.2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개장 직후 1,296원으로 내려선 뒤 차츰 레벨을 높여 1시 41분경 1,297원을 기록, 전날 종가대비 오름세로 돌아섰다. 추가로 오름세를 강화한 환율은 1시 49분경 1,297.40원까지 오른 뒤 잠시 내림세로 틀기도 했으나 이내 되올라 2시 39분경 1,297.80원으로 고점을 경신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장중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425억원, 17억원의 주식순매수를 기록했다. 오전장보다 순매수 규모가 다소 커졌으나 지난주 후반보다 매수 강도가 약해 환율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게 축소됐으며 상승을 제한하는 정도로만 작용했다. 오전중 지난 금요일 주식순매수분 2,293억원 가운데 일부가 달러매물로 시장에 공급돼 환율 하락을 이끌기도 했으나 역외세력에 의해 쉽게 흡수됐다. 역외세력은 이날 1,295원선에서 매수에 나서면서 물량을 많이 흡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달러/엔 환율은 이 시각 현재 120.72엔으로 변동폭이 극히 좁아진 상태다. 시장 참가자들은 달러/엔이 120.70엔에서 바닥을 확인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달러/원과는 무관한 흐름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시장에 공급된 물량이 많지 않아 반락하기도 어렵고 추가로 롱을 잡기도 버거운 상황"이라며 "장 후반 포지션 정리가 일어나면서 시장이 조금 움직일 가능성이 있으나 1,296∼1,298원을 벗어나긴 힘들고 어제와 비슷한 수준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어 한동안 분명한 재료나 수급상의 요인이 없는 상황에서 복안이 없어 박스권 거래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