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벤처 게비스코리아(www.gewissltd.com)의 양진석 대표는 한마디로 독특한 사람이다. 자기 회사가 개발한 제품의 효능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서 몸을 아끼지 않는 걸로 유명하다. 게비스코리아에서 내놓은 살충제가 사람 몸에 전혀 해롭지 않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서 살충제를 꿀꺽꿀꺽 마셔버리는가 하면 포도주 찌꺼기가 화상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을 확인하기 위해 벌겋게 달은 석쇠를 자신의 앞가슴에 대기도 한다. 양 대표의 이같은 독특함은 독창적인 사업 아이템으로 이어진다. 지난 1998년 8월 문을 연 게비스코리아는 포도주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를 이용해 광우병 방지 사료 첨가제와 무공해 비료,화상 치료제 등 톡톡 튀는 제품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아브낭뜨","로뎀" 등 천연원료를 주성분으로 한 기능성 화장품도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회사에서 만든 광우병 방지 사료첨가제는 포도찌꺼기를 말려 6단계 가온발효 처리한 뒤 건조해서 만들었다. 광우병의 원인은 채식동물인 소에게 성장을 촉진시키기 위해 육질인 뼛가루를 먹인 것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 회사의 사료첨가제는 뼛가루를 함유하고 있지 않아 광우병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는 것. 이 때문에 한창 광우병 공포가 확산됐을 땐 문의가 끊이질 않았다고 한다. 양 대표는 지난 20년간 유럽에서 살았다.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한 그는 독일로 유학을 떠난 뒤 그곳에서 쭉 생활했다. 그가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91년. 당시 서울 정도 6백주년 기념행사 때 죽어가던 흰 소나무(백송)를 살리기 위해 1억원 상당의 특수식물 성장제를 기증하면서부터다. 그러던 중 지난 1992년 오스트리아 빈에 게비스 그룹을 창설하면서 음악가의 꿈을 접고 사업가로 변신했다. 양 대표 스스로는 유럽에서 살면서 축적된 "게르만식 현실경영"이 사업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실경영에 뿌리를 둬 오는 2005년까지 게비스코리아의 제품이 전 세계시장의 5%를 차지하게 만드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포부를 밝혔다. 프랑스 파리 현지법인과 오스트리아 빈 현지법인에서 원료를 생산하고 있는 이 회사는 곧 사천에 제품생산 공장을 지을 방침이다. 이 곳에서 발효물질을 소재로 한 각종 화장품 및 의약원료를 생산,유럽지역에 공급할 계획이다. 현재 게비스코리아는 악성빈혈치료제,화상치료제,바이오무공해비료,광우병예방 사료첨가제 등에 대해 특허를 출원해둔 상태다. 올해 국내에서 1백10억원,해외에서 32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회사측은 예상했다. 내년 매출 목표는 국내 1백30억원,해외 40억원. (02)517-0366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