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 기업들의 나이는 40대 중년으로 평가됐다. 40대는 혈기방장한 20-30대와 달리 스스로의 감정을 컨트롤하고 세상을 보는 경륜과 식견을 갖추게 되는 나이. 기업에 인간의 나이를 대입해도 마찬가지다. 기업의 나이 40대는 큰 리스크없이 안정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성숙단계를 의미한다. 40대 후반이나 50대에 찾아들 수 있는 성인병에 대해 예방조치를 충실히 해두면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경제신문이 자매 경제주간지인 한경비즈니스와 공동으로 기업연령 지표를 개발,증권거래소 상장기업과 코스닥 등록기업에 적용해본 결과 시가총액 상위 30개 상장기업의 평균 나이는 45.83세로 나타났다. 벤처기업이 주류를 이루는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 상위 30개사 평균 나이는 39.51세였다. 기업연령은 98년부터 2000년까지 3년간 매출액가중평균증가율, 임원평균연령, 설비노후화정도 등 3개 항목을 기준으로 산출된다. 상장기업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2000년 현재 나이는 46.69세이다. 94년 37.93세, 96년 41.20세에서 4년동안 다섯살이 더 많아졌다. 삼성전자의 나이가 많아진 것은 전체 외형이 커짐에 따라 매출증가 속도가 다소 둔화되고 일부 설비의 감가상각이 끝나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전력 현대자동차 삼성SDI LG전자 현대중공업 등도 모두 경륜을 갖춘 40대 중후반으로서 안정된 수익력을 보여주었다. 삼성전기 신세계 한국가스공사 금강고려화학 현대모비스 두산중공업 LG건설 등은 30대의 젊은 나이를 유지했고 현대자동차 태평양 금강고려화학 등 3개사는 신규설비 도입 등에 힘입어 지난 96년에 비해 오히려 젊어졌다. 특히 현대자동차는 96년 51.25세에서 2000년 40.29세로 무려 11살이나 젊어졌다. 반면 SK텔레콤 한국통신 하이트맥주 제일제당 태평양 등은 50을 넘겼다. 시가총액 상위기업의 연령분포를 보면 40대가 51.85%(14개 기업)로 가장 많았다. 30대는 25.92%(7개기업), 50대는 18.5%(5개기업)로 집계됐다. 코스닥기업 =시가총액 상위 30개 기업의 평균 나이가 39.51세로 상장회사보다 여섯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산업의 발달로 벤처기업들이 90년대 후반 대거 등록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연령별로도 30대가 21개사로 가장 많았다. 시가총액 1위인 KTF(36.35세)와 2위인 LG텔레콤(31.61세)이 30대 초중반이었다. 20대인 기업은 하나로통신(21.27세) 옥션(22.58세) 엔씨소프트(27.85세) 등 3개였다. 하지만 SBS(65.90세)와 동서(63.94세) 등 2개사는 환갑을 넘겨 거래소 상장기업에 비해 연령편차가 매우 큰 것으로 드러났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