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회계 시스템 아웃소싱 .. 대우증권 생산성 크게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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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한 기업 CEO(최고경영자)에게 IT(정보통신)분야 투자는 골칫거리다.
얼마나 돈을 들여야 할지, 또 투자를 해서 정말 효과를 거둘수 있을지가 늘 고민이다.
금융기관 CEO라면 특히 그렇다.
이런 경우 전문적인 기업이나 컨설팅업체로부터 아웃소싱을 하는게 실패하지 않는 한 방법이다.
대우증권의 박종수 사장은 전사적자원관리와 관리회계시스템(ERP/SEM)을 구축하면서 컨설팅업체인 딜로이트 컨설팅의 도움으로 이런 고민을 해결했다.
대우증권이 증권회사로는 국내 처음 ERP/SEM을 구축키로 한 것은 기본적인 회계자료나 의사결정에 필수적인 경영정보를 임직원들이 공유, 변화하는 환경에 맞는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수익성과 원가, 임직원 개개인의 성과 관리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였다.
1년여에 걸친 구축작업을 끝내고 지난해 4월 이 시스템이 가동에 들어가자 맨 먼저 비용과 수익에 대한 직원들의 인식이 크게 달라졌다.
이는 되도록 넓은 공간과 많은 컴퓨터, IT장비를 고집했던 직원들이 불필요한 장비를 스스로 반납한 데서 잘 드러난다.
시스템 가동 이후 지금까지 57개 지점에서 2백68대의 PC가 반납됐다.
ERP/SEM 도입으로 그동안 전사차원에서만 계산되던 공통비용이 부서별로 어느 부서에서 얼마나 비용을 사용하고 있는지가 산출되고 그 결과가 보수에 반영되자 임직원 스스로가 불필요한 장비를 반납하게 된 것이다.
회사의 비용도 그만큼 줄어들었다.
이와 함께 경영정보를 임직원이 실시간으로 이용할수 있게돼 상황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할수 있는 체제가 됐다.
예컨대 컴퓨터 마우스를 몇번 클릭하는 것만으로 서울 명동지점의 계정별 입출내역이나 현금시재액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거나 직원 개인별로 수익을 얼마나 올리고 있는지를 알수 있게 된 것이다.
이로써 회사 예산편성이 1년 단위에서 분기별로 짧아졌고 직원들에게 지속적인 목표 의식 부여도 가능해졌다.
이밖에 인사이동으로 부서 직원들이 바뀔 때 생기던 업무 공백 현상이 사라지고 각종 보고서를 작성할 필요가 없어져 업무 생산성이 크게 향상된 점도 성과로 꼽힌다.
예를들어 마케팅부서는 월별로 발행하던 책자를 온라인으로 대체함으로써 연간 1천만원 가량의 비용을 줄였다.
대우증권은 ERP/SEM을 구축하면서 미국의 메릴린치를 벤치마킹했다.
메릴린치는 세계 곳곳에 퍼져 있는 3천여개 자회사의 경영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위해 딜로이트 컨설팅의 도움을 받아 회계 계정과목을 표준화하는 등 데이터 산출방법을 표준화했다.
대우증권에 구축된 시스템은 이를 바탕으로 대우 실정에 맞게 개량한 것이다.
딜로이트 컨설팅의 김영학 컨설턴트는 "잘못된 회계정보를 활용하거나 회계정보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할 경우 자칫 기업경영에 치명적인 의사결정을 내릴수 있다"며 "ERP/SEM은 이런 리스크를 줄이고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강현철 기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