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은 토마스 아퀴나스와 마찬가지로 일정한 범위 내에서 전통에 반란을 일으켰던 사상가였다"(도널드 베이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교수) "다산은 당대 학자들의 편협함과 근시안적 사고를 과감히 탈피해 일본의 경학까지 취사선택한 국제적 학자였다"(김언종 고려대 교수) 다산(茶山) 정약용(1762∼1836)의 학문과 사상을 재조명하는 '다산학 국제학술회의'가 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막됐다. 다산학술문화재단 주최로 6일까지 열리는 이번 학술회의의 주제는 '다산학의 국제적 지평'. 국내는 물론 미국 중국 일본 캐나다 학자들까지 참여해 다산학의 국제화를 모색하는 자리다. 정해창 정문연 교수의 사회로 시작된 첫날 회의에선 김형효(정문연) 도널드 베이커(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하우봉(전북대) 신원봉(성심외대) 심경호(고려대) 마크 세튼 교수(뉴욕주립대) 등이 발제자로 나서 다산의 사상과 학문을 비교,평가했다. 다산과 토마스 아퀴나스를 비교연구한 베이커 교수는 "두 사람은 모두 자신들의 전통사상을 강화하기 위해 외부로부터 수용한 사상을 창조적으로 변용했다"고 평가했다. 김언종 교수는 다산의 '논어고금주(論語古今註)'에 대해 "오규 소라이(荻生阻徠) 등 당시로선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일본 학자들의 논어해설까지 수용함으로써 동아시아 논어설을 집대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산과 청나라 사상계와의 관계 규명도 시도됐다. 신원봉 교수는 다산의 역학관에 미친 청대 사상의 영향에 주목했고 심경호 교수는 청나라 초기 사상가인 모기령(毛奇齡·1623∼1713)이 문학적 측면에서 다산에 끼친 영향을 구명했다. 한편 6일에는 나카 수미오(中純夫·일본 교토대) 최진덕(정문연) 펑린 교수(중국 칭화대)등이 나와 다산의 '대학(大學)'해석과 예학 등을 중국 일본의 해석과 비교연구한 논문을 발표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