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김충식 사장이 4일 돌연 사의를 밝혔다. 현대상선에 따르면 김 사장은 이날 오후 상무급 이상 임원들을 긴급 소집해 회의를 열고 사퇴 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김 사장의 갑작스런 사의 표명은 유동성 위기에 빠진 현대그룹 계열사 지원 문제를 놓고 정몽헌(MH) 현대그룹 회장 등 그룹 경영진과의 갈등이 누적된데 따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해말 현대건설 유동성 위기때 현대중공업 지분을 팔아 현대건설을 지원하라는 그룹측의 요구를 거부하는 등 계열사 지원을 반대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그룹은 현재 엘리베이터가 15개 계열사의 지주회사로 돼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현대상선이 지주회사의 역할을 맡고 있다. 현대상선은 김 사장의 사표 수리 여부와 후임 사장 선정 문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업계는 MH의 신임을 받아 온 김 사장의 퇴진은 구조조정본부의 입김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그룹에서 김 사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MH 계열의 경영인을 사장에 임명할 경우 현대상선이 그룹의 부실을 떠안는 피해를 볼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김 사장은 1972년 현대건설에 입사,중공업 등을 거쳤으며 99년 1월부터 현대상선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왔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