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미움은 흔히 "등가의 법칙"에 지배되는 것으로 일컬어진다. 킬러가 "미움"을 제거하는 직업이라면 역설적으로 그들은 삶을 그만큼 사랑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장진 감독의 신작 "킬러들의 수다"는 이런 "인생의 모순율"위에 액션과 폭소를 섞은 액션코미디다. 의뢰인의 부탁으로 청부살인을 하는 직업인 "킬러"는 분명 냉혈한의 모습에 근접했을 터이지만 여기서는 침묵보다 수다를 즐기고,죽음의 표적과 사랑에 빠지며,이런 이유로 의뢰를 당당하게 거절하거나 반대로 목숨을 건 모험을 감행한다. 미쟁트로프(인간혐오자)라기 보다는 필랜트로피스트(박애주의자)에 가까운 킬러의 면모는 선악의 경계가 무너지고,중층적 성격의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포스트모더니즘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