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백색가전이 삼성전자 LG전자 등 전자업체들의 '효자사업'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IT시장의 장기침체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적자로 반전되면서 한때 '저(低)성장.소(小)마진'의 정체산업으로 치부되던 백색가전이 이제는 거의 유일하게 돈을 벌어주는 사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것.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의 경우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 8%에서 올 2.4분기에는 12%로 높아졌다. 영업이익률도 6.8%에서 상반기 11.8%로 개선됐다. 반도체가 2.4분기 이후 영업이익을 내지못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전자 생활가전 사업부는 작년까지만 해도 반도체에 비해 마진이 너무 박하고 경쟁력도 떨어진다는 지적을 숱하게 받았다. 지금은 물론 백지화됐지만 삼성은 지난해 매각까지 염두에 두고 매킨지에 생활가전부문에 대한 컨설팅을 의뢰했으며 실제로 분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었다. LG전자의 백색가전을 만드는 창원공장에서는 "창원에서 벌어 구미까지 먹여살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구미에 공장을 둔 디스플레이&미디어사업부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3%에 그친데 비해 백색가전의 영업이익률은 무려 15%를 넘었다. LG전자의 디지털어플라이언스(백색가전) 사업부의 2.4분기 영업이익률은 15.4%로 호황이었던 지난해(12%)보다도 높았다. LG전자 디지털어플라이언스 사업부 관계자는 다른 사업부의 매출과 이윤이 경기를 타고 추락한 탓도 있지만 생존을 걸고 그간 생산성개선운동을 펼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LG전자 디지털어플라이언스의 경상이익률은 94년 2.9%에서 작년엔 9.6%로 개선됐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