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좋은건 고향집 널따란 마당에서 그리운 사람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식구들이 다 모일때 커져보이는게 부모님의 빈자리다. 이번 추석에도 고향집을 지키던 부모님의 그 온후한 미소를 휘영청 떠오른 한가위 보름달에서 찾은 이가 많을 법하다. 돌이켜보면 회한도 많을 것이다. 오가는 길이 아무리 멀다손 쳐도 부모님 살아 생전엔 뭐 그리 화급한 일이 많았길래 뵙기만 하면 쫓기는듯 서둘러 발걸음을 뒤로 했던가. 회사후소(繪事後素)는 '그림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이 있은 이후에 가능하다'는 뜻. 본질이 있은 연후에 꾸밈이 있다는 공자의 경구다. 주식투자자도 되새길 만하다. 남궁덕 기자 nkduk@hankyung.com